고양이 건강은 입안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입속 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길고양이를 비롯한 대부분의 고양이는 태어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미 또는 주변 고양이들로부터 Calici virus와 herpers virus가 감염되어 있으며 이들은 고양이 구강질환과 눈병의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고양이에게 치아질환과 구내염이 발생하면 통증으로 인해 식욕이 줄고 예민해지므로 지방 간증이나 배뇨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양이의 대표적인 구강질환으로는 잇몸구내염, 치아흡수증, 구강인후두염 등이 있다. 이 질병들은 잇몸과 구강 점막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면역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어 자신의 치아를 녹이거나 염증을 만성화시키는 특징이 있다. 심각한 구강염증은 호흡을 통해 폐의 세균 감염을 유발하기도 하며 염증 주변의 모세혈관으로 세균이 침투하여 혈전과 패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부분 장기간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심각한 경우 전체 치아를 발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고양이 구강을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치아에 형성되는 플러그, 즉 치태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
사료와 간식에 포함된 탄수화물은 치태를 만들고 그 표면에 미네랄이 침착되어 치석이 된다. 치석은 일단 형성되면 양치질로 제거할 수 없으며,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세균 증식이 용이하게 만들어 만성 구내염과 치주질환을 발생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고양이 양치관리는 생각보다 수월하다. 육식동물의 특성상 어금니 수가 적고 뾰족하기 때문에 치아의 바깥면을 부드럽게 닦아주면 충분하다.
어릴 적부터 물을 이용하거나 좋아하는 통조림 기름 성분을 거즈에 묻혀 기분 좋게 이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 닦는 습관이 익숙하다면 치석 예방을 위한 효소 치약을 이용하시면 더욱 도움 된다.
고양이 치아관리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가족들의 위생을 위해서다. 악취로 인한 불쾌감도 문제지만 그루밍을 통한 세균 감염, 면역이 약한 가족의 경우 공기를 통한 비말 감염의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위생 문제로 고양이를 기피할수록 가족과 고양이와의 관계는 소원해지며 고양이의 삶의 질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고양이 치아표면에 치태와 치석이 관찰되거나, 잇몸이 빨갛게 부어있거나, 통증을 호소한다면 수의사에게 구강검진을 받길 바란다. 구강 질환이 확인된 고양이는 일 년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스케일링과 잇몸치료를 받아야 한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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