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금' 인기, 투자 골든타임 놓칠라 금 사고 투자하는 발길들

입력 2019-05-20 20:00:0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향후 금값 변동과 수익률 분석 등 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20일 대구 중구 교동의 한 금은방에서 소비자가 금반지, 금목걸이 등을 살펴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20일 대구 중구 교동의 한 금은방에서 소비자가 금반지, 금목걸이 등을 살펴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금은방이나 백화점을 찾아 직접 금을 사는 발길이 줄을 잇고, 은행 등을 통해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불확실한 안팎 경제 상황 탓에 현금자산보다 금과 같은 실물자산에 눈길을 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금 투자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금융위기 때 못지 않은 열풍

대구 중구 교동 일대 금은방들은 최근 늘어난 금에 대한 관심을 체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골드바 등 투자 목적의 순금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의 전화 문의가 크게 늘고, 실제 순금 매출도 많게는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20일 오후 교동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김모(41) 씨는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순금 시세 문의 전화가 매일 15통 넘게 왔다"며 "평소 2, 3통인 점을 고려하면 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 씨의 금은방에서 순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몇 달 사이 10% 초반에서 20% 정도로 껑충 뛰었다. 김 씨는 "보름쯤 전에는 2억원가량을 금에 투자하고 싶다는 70대 남성이 방문했다"며 "요즘 금에 대한 관심은 체감상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또 다른 금은방의 직원 김모(49) 씨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금이 다시 뜬다는 이야기가 확산되면서 손님들의 관심이 커졌다"며 "여름철을 앞두고 예물 수요가 감소하는 비수기로 진입했지만 그나마 순금 구매가 늘면서 외형적인 매출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금 1돈 값(도매가 기준) 은 지난해 연말 17만원 후반대에서 최근 19만3천원대까지 올랐다.

백화점에서도 순금 구매가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상인점 관계자는 "금값이 오름세를 보이는데다 이달 26일까지 골드바를 구매하면 구매금액 50%를 백화점 VIP 선정 기준에 반영하기로 하면서 금 구입 문의가 많이 늘었다"며 "아직 프로모션 초기라 매출에 반영되진 않았지만 VIP 선정에 필요한 금액만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많을 걸로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수익률 장담 못해 … 신중론도

은행 금 통장 등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중 금 통장을 출시한 곳은 신한·국민·우리은행 등 모두 3곳이다. 이들 은행의 금 통장에 가입한 계좌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20만4천40개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20만531개보다 1.8% 증가했다.

금 통장은 본인 계좌에 예금을 넣고 국제 금값에 따라 잔액이 움직이는 상품이다.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고 원할 때 팔 수 있다. 단 수수료(2% 안팎)와 투자 차액에 대한 이자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한다.

금 펀드 역시 주목받는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12개의 금 펀드 설정액은 4천67억원으로 연초와 비교해 약 2%(61억원) 늘었고, 1년 전보다 9%(34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 펀드 수익률은 0.71%로 국내 주식형펀드(1.40%)와 해외주식형펀드(15.62%) 등 다른 펀드보다 떨어진다.

금 거래량 증가와 금 투자 확대의 배경에는 국제 무역분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있다. 이에 안전자산인 금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다. 여기에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논의까지 더해져 실물자산인 금값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금 투자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최근 금에 대한 관심은 현금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불안한 경제 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리디노미네이션 이슈가 불거지면서 현금을 보유한 자산가들이 금 보유를 늘린 측면이 있어서다.

박동훈 리더스금융판매(주) 인투지사 대표는 "일시적 불안심리로 인해 현금 자산가들이 금을 사들이면서 금값과 거래량이 늘어난 측면이 있어 투자 수요가 지속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며 "환율 등 금융시장뿐 아니라 산업 부분의 금 소비량 변동이 향후 금값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산업의 금 소비가 줄어드는 등 중·장기적으로 금 투자 수익률이 주식과 펀드 등 다른 투자상품보다 더 높을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