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관광 자원이자 시민 휴식처인 앞산 정상에 영업 중인 식당이 새로운 문제로 말썽이다. 지난해 8월 큰 손질 뒤 다시 문을 열었지만 새로 설치된 유리 전망대에 부딪쳐 새들이 죽는 일이 잦고, 일회용 컵 쓰레기까지 쌓여 찾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친환경이어야 할 식당 분위기가 되레 환경을 망치는 꼴이다.
이곳 식당은 오수 방류 논란으로 시설을 보완, 어렵게 들어선 만큼 환경친화적 경영은 당연하다. 특히 새의 특성상, 투명 유리로 된 옥상 전망대를 잘 구별하지 못해 일어나는 불의의 충돌 사고도 다르지 않다. 투명 유리에 취약한 조류 특성을 살피지 못한 일은 이해할 만하나 잦은 충돌사(衝突死)를 그냥 넘길 수 없다.
식당 방문객에게 산 정상에서의 볼거리 제공을 위한 투명 유리 전망대가 지금처럼 새들의 무덤이 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람의 욕심을 채우는 시설이 자연의 일부이자 주인인 새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은 사람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법적 잣대를 앞세워 버티거나 외면하는 일은 더욱 안 된다. 업체는 물론 대구 환경 당국의 빠른 대처가 필요한 까닭이다. 더 이상 새의 희생을 방관할 수 없다.
식당의 새 충돌사 방치도 실망스럽지만 관련 재활용 규정과 달리 매장 안에서 무분별하게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운영 방식은 한심하다. 매장 밖 손님에게 주는 일회용 컵을 매장 안에서도 쓰게 하는 실종된 환경 의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게다가 부근 산중에는 재활용품 수거함이나 쓰레기통도 없다. 함부로 버린 일회용 컵 쓰레기로 앞산을 망치는 일은 시간 문제다.
먼저 식당 업체가 스스로 나서 문제를 풀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렇다고 대구시와 남구청도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는 행위도 분명 없지 않아서다. 늦을수록 가장 큰 피해자는 자연과 바로 대구 시민들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