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하양 연장사업이 마침내 첫 삽을 뜨면서 경산 하양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대구가톨릭대학교 100주년 기념광장에서 기공식이 열렸다. 2022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1호선 하양 연장사업이 닻을 올린 것이다. 이 사업으로 시도민이 보다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구경북의 경제 통합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구 안심역~경산 하양읍 연장구간(8.89km)에 위치한 대학들은 표정이 밝다. 경일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호산대학교 등 3곳은 교육환경 개선과 학생 유치 등 앞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에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지역대학 경쟁력 강화에 '한 줄기 빛'
그간 사업 추진에 주도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하양권 대학들은 1호선 하양 연장사업이 지역대학 발전에 새로운 기틀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교직원과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유·무형의 혜택을 살펴봤을 때 대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것이다.
우선 학생과 교직원의 통학·통근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가장 크다. 학교 앞까지 지하철을 타고 올 수 있게 돼 통학·통근시간을 크게 줄이고 환승의 번거로움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서다. 특히 출·퇴근 시간이면 꽉 막히는 하양권 대학 앞 국도 4호선의 교통 체증 현상도 다소 해소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통학시간 단축으로 학교 접근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학교들은 앞으로 입학설명회 등에서 이같은 장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경일대는 현재 55%에 이르는 대구 시내 거주 신입생의 비중이 1호선의 하양 연장 사업 덕분에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하양지역에 대한 정서적 거리감도 대폭 줄면서 달서구와 칠곡, 달성군 지역 거주자의 학교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호산대와 대구가톨릭대도 마찬가지다.
대구가톨릭대 관계자는 "치열한 신입생 모집 경쟁에서 접근성 우위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게 됐다"며 "통학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 못지않게 우수 신입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안심역에서 학교까지 기존에 운행하던 통학버스 운영비를 감축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이익도 크다. 대구가톨릭대는 통학버스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교육에 투자할 수 있게 돼 교육환경 개선이나 복지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경일대도 셔틀형 스쿨버스(특정 지점과 학교를 왕복 운행) 운행 구간을 정리해 예산을 절감하고 이를 학생 복지와 장학금, 교육 인프라 등에 재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셔틀형 스쿨버스 운행 예산은 한 해 6~7억원 정도다.
현재 경일대는 재학생들의 통학 편의를 위해 현재 10대의 노선형 스쿨버스와 1호선 안심역, 2호선 임당역 두 곳에서 셔틀형 스쿨버스를 운행 중이다. 예산은 한 해 6~7억원 정도다. 노선형 스쿨버스는 수성구 등 10개 권역을 시내버스처럼 노선을 정해 운행하는 것이다. 셔틀형 스쿨버스는 대구 안심역, 경산 임당역에서 하루 50여회, 월 1천여 회에 걸쳐 학생들의 등하교를 돕고 있다.
경일대 관계자는 "하양 연장구간이 개통되면 이들 노선 중 임당역 셔틀버스만 남겨두면 되기 때문에 예산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이를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에 투자하면 자연스럽게 대학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학뿐 아니라 지역 균형 발전에도 청신호
1호선 하양 연장사업이 경산 하양지역에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지역대학뿐 아니라 지역 균형 발전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일대는 1호선 하양 연장공사가 완료되면 자율주행차량을 개발해 경일대 삼거리~캠퍼스(2㎞) 구간을 셔틀버스처럼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일대 부설 KIU자율주행차융합기술연구소는 이미 국내 대학 최초로 초소형기반 전기차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임시면허를 취득한 바 있어 기술적으로는 큰 걸림돌이 없는 상태다.
정현태 경일대 총장은 "안심역~하양 구간 도시철도 8.89㎞ 연장, 12만 대학생들의 교통 편의 등 숫자적인 의미도 크다"며 "그보다는 대구와 경북이 정서적으로 더욱 가까워지고 개발 효과 등의 기대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더 반갑다"고 했다.
이번 연장 사업은 하양에 조성 중인 경산지식산업지구를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경산지식산업지구는 차세대 건설기계·부품, 첨단메디컬·의료기기, 연구시설이 융합된 첨단지식산업지구로 개발될 예정이다. 대구가톨릭대는 이 같은 파급 효과가 학생들의 취업에도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우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등하교와 출퇴근 시 교통 체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 대학 구성원들과 하양 주민들이 도시철도 연장으로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편리한 교통수단을 통해 우리 대학 학생들이 면학과 학교생활에 더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특히 대구가톨릭대 구성원들은 1호선 하양 연장사업이 대구가톨릭대의 선도적인 노력으로 이끌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대구시, 경북도, 경산시, 하양읍 등 지자체와 더불어 하양지역의 여러 대학이 사업 추진을 위한 협의체를 결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2008년 6월 경일대, 호산대, 경산시, 하양읍 등과 '1호선 하양 연장 실무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2012년 5월에는 경산권 5개 대학 총장을 중심으로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진량 연장 및 순환선 구축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했다. 이곳 총학생회도 걷기대회, 서명운동, 단축마라톤대회 등을 열어 1호선 하양 연장을 위한 여론을 모았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대구가톨릭대는 이제 '대가대역' 역명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대가대역 유치 준비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대가대역' 유치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 중이다.
호산대도 1호선 연장으로 지역 사회와 함께 발전할 교두보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보건 및 복지 관련 산업체들과의 유기적인 산학 협력 발전 등을 기대하고 있다.
김재현 호산대 부총장은 "대구권 통학 학생뿐만 아니라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등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외국인 유학생들의 교통 편의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하철역 바로 앞에 위치한 만큼 '호산대역' 역명 유치에도 3만여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뜻을 결집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은 1호선 하양 연장 덕분에 전반적으로 침체한 지역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한다. 도시철도 2호선이 경산 영남대역까지 연장 운행한 이후 나타난 변화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2012년 9월, 도시철도 2호선이 연장 운행을 시작한 이후 한 달 만에 지하철 일일 평균 이용 승객(1, 2호선 합계)은 2만여명 늘었다. 역세권 도시개발사업에도 속도가 붙으며 아파트와 주택, 상가 등의 건설·분양 사업도 활기를 띠었다.
대구가톨릭대 앞 해조부동산 박태석 대표는 "10년 전 문을 연 이후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셈"이라며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지하철 개통을 계기로 주변 개발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덕분에 주민들의 분위기도 여느 때보다 좋다"고 전했다.
대구가톨릭대 앞에서 20년째 식당을 운영해온 박숙희 씨도 "지하철이 개통했다고 당장에 손님이 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이 일대가 도로 정비 등으로 통행하기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는데,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기대가 큰 것은 대학생들이다. 조민혁(20·경일대 간호학과) 씨는 "학교에서 안심역까지 셔틀버스로 이동해 명덕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고 칠곡까지 통학하는데 1시간 반가량 걸린다"면서 "무엇보다 앞으로 밤 10시인 셔틀버스 막차 시간을 맞추려 헐레벌떡 뛸 일이 없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전상웅(21·대구가톨릭대) 씨도 "도시철도 2호선 용산역에서 1시간 반 걸려 통학하는데, 버스로 환승하는 시간 등을 합하면 적어도 통학시간이 30분은 줄지 않을까 싶다"며 "정말 오랜 기간 기다렸던 사업이 이제야 빛을 보게 돼 기쁘다. 학교와 지역 경제가 발전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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