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대통령의 잘못된 현실 인식이 경제 망친다

입력 2019-05-16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총체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한 발언이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우리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평가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성공'이라고 표현한 것은 너무나 부적절하다. 경제가 위기 상황임을 국민 누구나 체감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인식을 갖고 있으니 말문이 막힌다.

문 대통령의 '성공' 발언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안착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강조하다가 나온 것이다. 많은 국민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는 마당에 '성공'이라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썼으니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한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에 이 기사가 올라오자 하루 동안 1만2천 개 넘는 댓글이 달렸고, 그중 90% 이상이 '대통령의 잘못된 경제 인식'에 분통을 터뜨리고 허탈해하는 내용이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 대통령을 보면서 '달나라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현 정부와 가까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조차 "청와대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엉터리 보고를 하고 있다"고 할 정도다.

문 대통령이 경제 상황에 대해 비현실적이고 안이한 태도를 보인 것이 한두 번 아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지난 9일 KBS와의 대담에서도 "한국은 고성장 국가다. 거시경제의 성공은 우리가 인정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혀, 혀를 차는 이들이 많았다.

대통령이 서민들과 얘기만 제대로 나눠봐도 경제 상황을 알 수 있을 터인데 어이가 없다. 현실을 알아야 해법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대통령이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정말 큰 일이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으로 대표되는 기존 경제정책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국민을 나락에 빠트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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