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이라고 하면 개나 고양이를 먼저 떠올리지만 흔하지 않은 희귀애완동물(이하 희귀동물)도 있다. 보통 희귀동물에는 거미가 대표하는 절지동물부터 도마뱀이나 거북이 속한 파충류 등이 있다. 희귀동물을 키우는 마니아들은 이들의 매력과 장점이 손꼽을 수 없이 많다고 자랑한다. 사람을 알아보는 도마뱀 그리고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거미의 실제 모습은 어떠할까? 희귀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희귀동물을 찾아
웜리자드, 다몬 디아데마, 피파피파… 최준원(27) 씨의 집에는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 희귀동물 30마리가 살고 있다. 최 씨는 희귀동물 중에서도 더욱 희귀한 동물을 좋아한다. 20년 차 베테랑 브리더(Breeder)인 그는 각종 희귀동물의 먹이, 습성, 생활환경을 줄줄이 꿰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부할 것이 많다고 한다. "영화 '해리포터'에도 나오는 다몬 디아데마는 국내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고 정보가 부족해 키우는 데 애를 먹고 있어요. 두 달째 번식을 시도 중인데 아직 성공하질 못했어요. 이런 시행착오도 공부니까 즐겁습니다."
그가 처음 희귀동물을 처음 접한 건 다섯 살 때이다. 상주에 사는 할머니 댁에 갔다가 메뚜기를 봤는데 다리가 많은 것도 신기하고 생김새가 귀여웠다. 최 씨의 아버지는 야생 곤충에 관심이 많은 아들을 개울로 데려가 가재, 개구리 등 더 많은 동물을 소개했다. 이때부터 최 씨는 본격적으로 동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야생에서 잡은 사마귀나 풍뎅이를 채집해 키운 것도 이때부터다.
곤충뿐만 아니라 외국 가재, 어류 등 집에서 키우는 희귀동물이 하나 둘 씩 더 생겨났다. 그 때마다 최 씨의 아버지께서는 "그때 너를 개울가로 데려가는 게 아니었는데…"라며 푸념을 하셨다. 어느새 아들의 일상이 된 희귀동물 돌보기를 부모님도 인정하셨고 최 씨의 가족(?)은 계속 늘어났다.
현재 최 씨는 희귀동물 가게 '뉴런와일드'를 운영 중이다. 본격적으로 희귀동물 사업을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지만 이미 중학생 때부터 사업가로서의 기질을 발휘했다. 당시 키우던 가재 브리딩(교배시켜 새끼를 치고 키우는 일)에 성공했는데 수십 마리나 되는 가재를 모두 키울 수가 없었다.
친구들에게 나눠주자는 생각으로 학교에 가재를 들고 갔는데 이를 귀엽게 보신 과학 선생님이 선뜻 '첫 고객'이 되어 주었다. 게임이나 연예인을 좋아하는 또래와 달리 최 씨의 유일한 취미는 희귀동물 돌보기였다. 파충류, 양서류 등 종류에 구분 없이 탐구하고 함께 생활하는 일이 가장 즐겁고 보람이 있었다. 집에서는 30마리의 거미, 두꺼비, 뱀과 함께 살고 있고, 가게에서는 수천 마리의 희귀동물들과 일과를 보낸다.
말 그대로 24시간을 희귀동물과 함께하는 최 씨지만 아직도 만나지 못한 희귀동물이 많아 기대감이 크다. "지구에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거나 이름이 없는 동물이 너무 많아요. 끊임없이 탐구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희귀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지는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고등학생 희귀동물 유튜버
'도마뱀이 주인을 알아볼까요? 못 알아볼까요?' 정답을 알고 싶다면 이동현(17) 군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Daegu Tokek'을 보면 된다. 올해 2살인 레오파드 게코 도마뱀 '야차'. 동현 군 손 위에선 점잖게 앉아 있다가 다른 사람을 보면 위협의 표시로 입을 크게 벌린다.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소리나 행동으로 의사를 표시하진 않지만 평소 익숙한 주인과 낯선 사람은 구분하는 것이다. 일용할 양식을 주는 주인의 손에서는 안정적인 자세를 하다가도 동현 군의 부모님 앞에서는 입을 크게 벌린다. "도마뱀 '야차'가 제 손의 촉감이나 냄새는 익숙해서 가만히 있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 나타나면 경계한다는 표시로 입을 벌려요. 도마뱀도 주인을 알아보는 것 맞지요?"
동현 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파충류 도감을 접하면서 도마뱀을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은 평범한 가정에서 키우는 강아지 정도가 어떻겠냐고 했지만 동현 군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특별한 취미가 없는 외동아들에게 좋아하는 일이 생겼다니 허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레오파드 케코 도마뱀 두 마리를 입양했다.
이때부터 동현 군은 집에 있는 시간이 즐거웠다. 또래처럼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연예인을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도마뱀을 보는 시간은 행복했다. 내가 보호하고 지켜줄 대상이 생겼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보람되었다. 현재 동현 군은 현재 토케이 게코 13마리, 레오파드 게코와 페테일 게코 한 마리씩 그리고 두 종류의 개구리를 키우고 있다.
최근 동현 군은 유튜브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광욕을 하고 있는 도마뱀' '성격 파탄 토케이와 친해질 수 있을까?' '도마뱀 아파트 지어주기' 등 재미있는 주제로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업로드 하고있다.
동현 군의 잠재적 희귀동물 마니아를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익한 영상을 계속 만들어갈 예정이다. "아직까지 저도 모르는 점이 많아 베테랑 브리더가 찍은 영상을 많이 보고 있어요. 저만의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구독자에게 꼭 필요한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희귀동물로 적성과 진로를 동시에 잡아
권태영(18) 군은 사업가를 꿈꾼다. 다름 아닌 희귀동물을 키우고 판매하는 가게 사장님이다. 거북이 마니아인 태영 군은 9마리의 거북이를 키우고 있다. 대부분의 희귀동물 마니아들이 그렇듯 태영 군도 한 가지 동물을 키우다가 다른 희귀동물의 매력에도 빠져 여러 종류를 한꺼번에 키우게 되었다.
처음 매력을 느낀 것은 거북이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희귀동물 박람회를 찾았다가 거북이에 푹 빠지게 되었다. 처음 입양한 가족도 커먼 머스크 터틀이었다. 이후 6년간 다양한 동물이 방을 점령했다. 파란 혀가 매력적인 블루텅 스킹크(뱀), 보호색이 매력적이지만 습도나 온도 조절이 까다로운 카멜레온, 크레스티드 게코 도마뱀이 그들이다.
고등학교 2학년생인 태영 군은 특수동물을 공부할 수 있는 대학으로 진학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애완동물 창업 경영학과도 생겼다는 소식에 선택의 폭이 넓어져 기쁘다. 희귀동물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영어 공부가 필수이다.
최근엔 영어회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글 검색으로 얻는 정보가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어 뜻을 이해하려면 공부를 해야만 알 수 있다. "저는 사업을 시작하면 직접 희귀동물을 수입하는 도매상이 되고 싶습니다. 직접 외국 판매자와 대화하기 위해 회화 공부에 집중하고 있어요. 희귀동물을 통해서 적성도 찾고 미리 진로를 결정할 수 있어 일석이조를 얻은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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