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콜로라도 학교총격, 유일한 희생자가 온몸 던져 급우들 살려"

입력 2019-05-09 16:14:05

총격범은 18세 남학생과 미성년자 여학생…다른 학생 2~3명도 막아서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교외 하이랜드 랜치 스템스쿨 총격 현장에서 범인에게 달려 들어 더 큰 참사를 막았던 브렌던 비얼리(오른쪽)가 8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교외 하이랜드 랜치 스템스쿨 총격 현장에서 범인에게 달려 들어 더 큰 참사를 막았던 브렌던 비얼리(오른쪽)가 8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학교 총격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컬럼바인 참사'의 20년전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유일한 희생자가 범인들을 덮치면서 희생을 줄였다. 7일 오후(현지시간) 미 콜로라도주 덴버 교외 하이랜드 랜치의 스템스쿨에서 두 명의 총격범이 교실에서 총을 쏴 학생 한 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자칫 대량살상으로 이어질 참사를 막은 영웅은 이번 사건의 유일한 희생자인 이 학교 12학년생 켄드릭 카스티요(18)였다. 카스티요는 졸업을 사흘 앞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는 바카라USA라는 제조업체에서 인턴으로 일했으며, 회사 대표는 "매우 성실한 학생이었다"라고 기억했다.

영국문학반에서 카스티요와 함께 수업을 들은 동급생 누이 지아솔리는 NBC방송에 "급우였던 총격범이 늦게 들어와서는 아무말 하지 말고 움직이지 말라고 하고는 총을 쐈다"면서 "그 순간 카스티요가 총격범에게 달려들었다"라고 증언했다. 지아솔리는 "카스티요가 가슴에 총을 맞은 것 같았다. 그가 달려든 덕분에 다른 친구들은 책상 밑으로 숨어들어가 몸을 피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총격 목격 학생 중 한 명인 브렌던 비얼리도 총격범에게 달려들었다. 비얼리의 부모는 뉴욕타임스(NYT)에 "총격범이 교실에 들어와서는 기타 가방에서 총을 꺼내 들고 쏘기 시작했다"면서 "그때 학생 2~3명이 총격범에게 달려들었다. 한 명이 가슴에 총을 맞았다"라고 전했다.

스템스쿨에는 학교 지원 경찰관이 상주하지 않았다. 대신 사설 보안요원이 있었는데 이 요원이 공격을 멈추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CNN이 보안업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보안요원이 총을 뽑아 들고 용의자를 제압했으며, 이 요원이 없었으면 수많은 희생자가 있었을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총격범 중 한 명의 신원은 데번 에릭슨(18)이라는 남학생으로 밝혀졌다. 에릭슨은 이날 오후 법원에 출석한다. 또 한 명은 미성년자인 여학생이라고 경찰은 말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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