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출범 2년 대구경북은]<중>소득주도성장 추진에도 풀리지 않는 경제…TK예산 홀대 올해도 이어질까

입력 2019-05-08 17:41:52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오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 타슈켄트 영빈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확대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오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 타슈켄트 영빈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확대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부터 소득주도성장 정책 추진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부진한 경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장기화하는 경제 침체 터널 속에 민생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각종 경제 지표가 하향곡선

민생·경제 부진이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이탈의 큰 원인이 돼 정치권에서는 '이영자 현상'(20대·영남·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지지율이 하락한다는 뜻) 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3%로 집계되면서 문재인 정부는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약 10년 만에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고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경기 동행·선행지표는 3월까지 10개월째 동반 하락해 1970년 통계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장 동반 하락 흐름을 보인다.

지역은 상대적으로 더 낮은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경북의 경우 이미 각종 경제 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지난달 2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1로 전월보다 5포인트(p) 낮아지면서 제조업 체감 경기가 하락했다.

5월 업황 전망 BSI도 제조업은 전달보다 6p 하락한 61로 집계됐다.

제조업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25%)과 내수 부진(24.3%), 인력난 및 인건비 상승(13%) 순이었다.

특히 구미 경제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구미 산단 내 공장 가동률이 55.5% 수준으로 대폭 떨어졌고 전체 근로자 수도 9만 명 선이 무너졌다.

기업이 떠나고 일자리가 줄면서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 경제 회복을 유도하고 경기를 반등시킬 주요 국책 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도 쉽사리 추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대구경북(TK)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지역 주요 역점 사업들도 대거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TK 예산 대폭 삭감

지난해 대부분 광역시·도 예산이 늘었지만 대구시와 경북도 국비 사업 예산만 삭감되면서 'TK 예산 홀대론'이 불거졌다.

경주와 포항 지진 등 안전 관련 예산의 경우 한 푼도 반영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예산 축소 기조에 대구경북 SOC 사업 예산은 크게 줄었으나, 일부 지역의 경우 SOC 사업 예산이 오히려 증액되기도 해 형평성에 어긋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에서도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

주호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대구 수성을)은 지난해 9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주민 1인당 예산을 비교한 결과 대구 117만원, 경북 118만원, 부산 175만원, 경남 143만원, 광주 138만원, 전남 321만원, 전북 352만원으로 TK가 심각하게 홀대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송언석 한국당 의원(김천)도 지난해 8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대구는 3조 3천여억원을 요구했으나 약 4천억원이 깎였고 경북도는 요구액 대비 무려 2조 3천억원이나 삭감됐다"며 "이렇게 되면 지역 발전이 요원해질 뿐 아니라 지역 경제는 아예 고사할 수도 있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종섭 의원(대구 동갑)도 "지자체 역점 추진 사업 예산의 큰 폭 삭감은 사업추진 의지를 꺾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민들이 느끼는 박탈감을 심화시키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올해 대구시와 경북도는 내년도 국비 예산 확보를 위해 일찌감치 정부 부처를 다니며 물밑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에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중소·벤처기업 수출·해외진출 지원대책과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부문 성과와 과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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