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노조, 오늘부터 '파업 찬반투표' 돌입… 13년만의 '버스대란' 예고

입력 2019-05-08 17:18:48

대구 시내버스 26개 업체 중 22개 자동차노련 소속… 1천318대 '올스톱' 위기
주 52시간제 도입 따른 임금보전과 정년 63세 연장 등 좀처럼 합의점 찾지 못해

8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버스회사 차고지에서 버스 기사들이 파업 찬반 투표를 하기 위해 용지를 받고 있다. 주요 쟁점은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손실임금 보전과 정년 연장 등이다. 과반수가 찬성하면 15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8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버스회사 차고지에서 버스 기사들이 파업 찬반 투표를 하기 위해 용지를 받고 있다. 주요 쟁점은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손실임금 보전과 정년 연장 등이다. 과반수가 찬성하면 15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전국 노선버스 노동조합 234곳이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인력 충원과 임금 보전 등을 요구하며 8일 일제히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한 가운데, 대구 시내버스 업체 26곳 중 22곳의 노조도 투표에 동참했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총연맹(자동차노련) 대구시버스지부는 이날 오전 4시부터 9일 오전 1시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벌였다. 이번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조합원이 파업에 찬성하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에서 14일 자정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오는 15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시내버스 26개 업체 가운데 세진교통, 광남자동차, 달구벌버스, 성보교통을 제외한 22개 업체의 노조가 모두 자동차노련 소속이다.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이들 22개 업체의 시내버스 1천318대(전체의 81.5%)가 멈춰선다.

전국 11개 지역 230여 개 사업장 버스 노조에서 15일 총파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가 실시된 8일 대구 수성구 한 버스회사 차고지에서 버스 기사들이 투표 용지를 받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전국 11개 지역 230여 개 사업장 버스 노조에서 15일 총파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가 실시된 8일 대구 수성구 한 버스회사 차고지에서 버스 기사들이 투표 용지를 받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노사의 주된 쟁점은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운전기사들의 임금 감소 문제다. 대구 시내버스 업체들은 모두 300인 미만의 종업원 수를 유지해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다. 운전기사들은 현재 하루 9시간씩 주 5일(45시간)과 6일(54시간) 근무를 병행하는데, 노조 측은 52시간제 도입으로 주 6일 근무할 경우 근무시간이 2시간 줄어 갖가지 수당을 포함해 7~8%가량 임금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버스노조 관계자는 "주 52시간제는 노동자 권익을 위해 도입된 만큼 시행 이후에도 현 수준의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며 "대법원에서 육체노동 정년을 65세로 판결한데 맞춰 운전기사 정년도 기존 61세에서 63세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측은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기사 인건비가 지나치게 올라 대구시 재정에 부담될 수 있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무리한 임금인상 대신 탄력근로제를 도입해 1개월 단위로 주 52시간의 근무표를 짜면 근무강도에 변화 없이 임금을 보전할 수 있다"며 "정년을 연장할 경우 높은 호봉의 운전기사가 늘어나 인건비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것"이라고 했다.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인 대구시 관계자는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측에 연락을 취해 파업 시 긴급 투입할 수 있는 차량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했다.

한국노총 소속 전국 노선버스 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를 앞둔 7일 대구 한 시내버스에
한국노총 소속 전국 노선버스 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를 앞둔 7일 대구 한 시내버스에 '교통복지 중앙정부가 책임져라'는 피켓을 부착한 채 운행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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