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겠다'VS'안 팔아'…경북도청 신도시 행복주택 부지 두고 동상이몽

입력 2019-05-13 19:30:00

매매 요청한 한국토지주택공사에 경북개발공사는 '묵묵부답'
경북개발공사 "신도시 1단계 부지 미분양 많아 속도 조절 필요"

경북도청 신도시에 건설 예정인 임대아파트 '행복주택' 부지의 매매 여부를 두고 경북개발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사겠다'는 LH와 '안 된다'는 경북개발공사 간 사정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경북개발공사와 LH는 2016년 말 도청신도시 1단계 사업구역 내 임대주택 부지(B-B1BL 획지 4) 1만2천㎡에 행복주택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행복주택은 LH가 대학생이나 청년, 신혼부부 등을 위해 짓는 임대료가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이다.

LH는 12~25층 높이 3개 동을 지어 임대주택 5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착공 일정 수립, 시공사 선정 등 후속 작업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현재 사업은 진척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착공을 위해 부지 매매 계약을 해야 하지만, 경북개발공사가 LH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어서다. LH는 지난 3월 매매 계약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북개발공사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청신도시 1단계 사업구역 내 미분양 민간아파트가 많은 상황에서 추가 임대주택 공급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신도시 일부 주민 단체도 값 싼 임대주택 공급은 아직 곤란하다는 견해다.

하지만 LH는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초기엔 빈 방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북 북부권 임대주택 수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설계는 물론 시공사 선정까지 마친 상태에서 기약 없이 착공을 미룰 수 없는 사정도 있다.

LH 관계자는 "매매 계약만 체결되면 언제든 착공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이처럼 양 기관이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며 대치하는 것을 두고 '신도시 내 임대주택 수요 경쟁'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북개발공사는 도청신도시 1단계의 다른 임대주택 부지에 869가구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말쯤 입주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LH 임대주택이 조기에 착공하면 서로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평소 양 기관의 앙금이 매매 계약 지연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뒷말도 있다. 이들 기관은 과거 경산 대임공공주택지구 조성 사업의 참여 여부를 두고 극심한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양 기관이 도청신도시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북도 한 관계자는 "신도시 활성화를 위해 경북개발공사, LH 등 관계자가 조속히 만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