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호남선 탔지만 호남에서는 차가운 반응

입력 2019-05-03 15:40:13 수정 2019-05-03 16:53:22

패스트트랙 지정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패스트트랙 지정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호남선 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3일 오후 전북 전주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전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전북 전주를 방문한 3일 오후 한 시민이 전주역 광장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전북 전주를 방문한 3일 오후 한 시민이 전주역 광장에서 '자유한국당 해체'를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가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일부 시민들은 이동하는 황 대표를 향해 생수병에 든 물을 뿌리기도 했다.

황 대표는 여야4당의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 전날부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라는 이름의 1박 2일 규탄대회를 진행 중이었다. 전날엔 '경부선'(서울·대전·대구·부산)을 타고 부산까지 갔으며 이날은 호남선(광주·전주)을 타고 다시 서울로 오는 일정이었다.

이날 광주에서 시작한 호남선 투쟁은 행사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 30분이 가까워져 오면서 무대가 설치된 광주송정역광장에 광주진보연대, 광주대학생진보연합 등 시민단체와 일반 시민 100여명이 집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튼 채 한국당을 비판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 '황교안은 물러가라', '학살정당 적폐정당 자유한국당 박살 내자', '5·18 학살 전두환의 후예 자유한국당', '황교안은 박근혜다', '황교안은 광주를 당장 떠나라', '세월호 7시간, 감추는 자가 범인이다. 황교안을 처벌하라' 등 문구를 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때문에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당초 규탄대회를 열기로 한 광장을 벗어나 인도에서 '문재인 STOP, 전남 시·도민이 심판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건 채 행사를 시작해야 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 300석 중 260석이 말이 되나. 그게 민주국가인가. 결국 이 정부는 독단으로 국정과 국회를 운영해 독재국가를 만들고자 한다"라며 "15만명 경찰과 2만명 검찰이 있는데 도대체 공수처가 왜 필요한가. 국민을 위해 필요한 게 아니라 정권에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항의와 고성 소리가 점점 커졌고, 황 대표는 연설을 마친 후 20여분간 시민들에 막혀 옴짝달싹 못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황 대표를 향해 500㎖짜리 생수병에 든 물을 뿌려 황 대표의 안경에 물이 묻기도 했다. 황 대표는 우산을 편 채 근접 경호하는 경찰들에 둘러싸여 역사 안 역무실로 이동했다.

황 대표는 역무실 밖에서도 대기 중이던 5·18 희생자 유가족인 오월 어머니 회원들을 피해 플랫폼으로 이동, 전주행 열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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