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이도 군 봉기 시도, 다시 뜨거운 혼돈의 베네수엘라...앞날 '안갯속'

입력 2019-05-02 15:44:47 수정 2019-09-26 10:35:30

軍이탈 미미하고 반정부 시위 예상보다 소규모…"현시점에선 실패"
마두로 권력장악도 불안…軍내부에서 '어느 편들까' 물밑논의 가능성
미.러 "내정간섭 말라" 충돌...미국 군사 개입 가능성 시사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1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지지자들에게 점진적인 총파업 동참을 독려하고 군부의 전향을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1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지지자들에게 점진적인 총파업 동참을 독려하고 군부의 전향을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틀째 이어진 1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시위대가 진압군 차량에 맞서고 있다. 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틀째 이어진 1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시위대가 진압군 차량에 맞서고 있다. 연합뉴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군사봉기 시도로 베네수엘라의 정국이 다시 혼란에 빠지며 이틀째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과이도의 군사봉기 시도는 실패한 것으로 보이지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권력 기반도 불안감을 드러내 베네수엘라 군부의 은밀한 저울질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베네수엘라가 다시 혼란에 빠지자 미국은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러시아와 서로 내정 간섭하지 말라며 충돌했다.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야권을 지지하는 수천 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과이도 의장의 요청에 따라 이날 수도 카라카스 서부의 중산층 거주 지역에 집결, 시위를 벌였으나 시위대 규모는 예상보다 적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진압 군경과 시위대 간에 충돌이 일어났다. 오토바이를 탄 국가수비대는 최루탄을 쏘며 엘 파라이소 지역에 집결한 반정부 시위대의 해산을 시도했다. 최루가스로 시위현장이 뒤덮이자 대다수는 달아났으나 일부는 깃발을 흔들고 돌을 던지면서 맞서기도 했다.

수천 명의 친정부 시위대도 카라카스 시내에 모여 맞불 집회를 개최한 뒤 행진했다.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의 디오스다도 카베요 대표는 친정부 집회에서 베네수엘라 군이 야권의 반란 촉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두로 대통령의 뒤에서 단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의 군사봉기 시도에 극소수의 군 병력만 호응해 민·군이 함께하는 대규모 봉기를 일으키겠다는 그의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정국 주도권이 마두로 대통령에게 완전히 넘어갔다고 보기도 어렵다. 마두로 정부가 아직 야권 지도자들을 완전히 탄압하거나 시위대에 특별한 위협을 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의 약점을 드러낸 신호라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분석했다.

베네수엘라 군부는 아직 마두로 정권에 충성을 바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밑에서 어느 편을 들어야 하는지 치열한 논의를 벌이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외교 관측통은 브라질, 콜롬비아 등 이웃 나라가 베네수엘라 군 지휘부 내부의 논의에 영향을 미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통화에서 서로 상대방을 향해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내정간섭'을 중단하라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러시아와 쿠바에 의한 개입이 베네수엘라와 미·러 양국 관계에 있어 불안정 요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언론 보도문을 통해 "주권 국가(베네수엘라)의 내정에 대한 미국의 간섭과 위협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군사작전은 가능하다. 만약 그것이 필요한 것이라면 미국은 그것을 할 것"이라며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기도 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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