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소폭 증가, 여전히 수시에 무게중심..2021 대입전형 시행계획 분석

입력 2019-05-06 06:30:00

지난해 말 경북대에서 대입 정시 지원전략 상담회가 열린 가운데 이곳을 찾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학관리본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원 가능 학과를 상담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해 말 경북대에서 대입 정시 지원전략 상담회가 열린 가운데 이곳을 찾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학관리본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원 가능 학과를 상담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2021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학입학전형은 현 고교 2학년생들이 적용 대상. 애초 각 대학이 교육부의 '정시모집 비율 30%' 권고안을 어느 정도 반영하느냐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발표한 시행계획에선 정시모집 비율이 전년도(22.7%)보다 0.3%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시모집에선 학생부, 정시모집에선 수능시험 위주라는 선발 기조는 유지됐다. 하지만 세부 전형 비율은 대학별로 차이가 있다. 합격 가능성을 높이려면 각 전형 요소를 꼼꼼히 살펴 장·단점을 파악한 뒤 지원해야 한다.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과 그에 따른 지원 전략 등을 살펴봤다.

◆전체 기조는 여전히 수시 중심, 수시 비율이 77%

그동안 대입 수시모집 비율은 꾸준히 높아졌다. 2007학년도의 수시모집 비율이 51.5%를 기록, 처음으로 전체 모집 인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후 2015학년도(64.2%)에 전년도(66.2%)보다 조금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해마다 상승했다. 전체 모집 인원이 줄어드는 추세인데 그 비율은 점차 높아지다 보니 수시모집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됐다.

하지만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선 수시모집 비율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해마다 줄어들던 정시모집 비율이 전년도보다 0.3%포인트 높아져 23%를 기록했다. 애초 교육부의 권고안은 2022학년도까지 정시모집 비율을 30%대로 높여달라는 것이었다. 각 대학이 권고안을 수용한다면 2020학년도에 정시모집 비율은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아직 대입이 수시모집 위주라는 기조는 그대로다. 전체 모집 인원의 77%는 수시모집을 통해 선발하기 때문이다. 수험생 입장에선 수능시험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비율이 조금 늘어난 점을 제외하면 종전과 비슷하다고 생각해도 큰 무리가 없다. 수시모집은 학생부 위주, 정시모집은 수능시험 위주라는 큰 틀도 유지된다.

2021학년도 수시모집을 전형별로 나눠 살펴보면 학생부교과전형의 모집 인원은 전년도보다 소폭 줄어 42.3%에 머물렀다. 하지만 공정성 논란이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은 모집 인원이 915명 늘어 24.8%를 차지했다. 논술전형 모집 인원 경우 2020년학년도부터 감소 추세가 이어져 2021학년도에는 984명이 줄어든다. 적성고사 전형도 감소 추세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수시모집 중에서도 학생부 중심 선발이 계속 확대되는 기조 속에서 소폭이나마 정시모집 인원이 증가했다"며 "대학들이 대입 전형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려고 교육부의 권고를 일부 수용한 결과다. 이러한 현상은 2022학년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시 대비하더라도 수능은 챙겨야

서울대 736명 등 서울 상위권 대학의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다소 늘었다. 수시모집의 최저학력기준까지 생각하면 수능시험을 소홀히 해선 안된다. 수시모집 경우 2021학년도에도 지역 대학들은 대부분 학생부교과전형 위주로 선발한다. 반면 서울 상위권 대학들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훨씬 많다. 학생부 교과 성적 외에 비교과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상위권 대학들이 수능시험 성적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 인원을 늘렸기 때문에 내년 고입부터는 자사고와 특목고, 수성구 학군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부종합전형과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독서활동 등 학생부 비교과를 철저히 관리하고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수능시험을 충실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2021학년도 대입에서 학령 인구가 대폭 감소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원자 수보다 모집 인원 규모가 더 큰 상황이 닥친다는 것이다. 결국 중·하위권 대학들은 모집 인원을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현 고교 2학년 학생 수는 45만7천여명(일반계고 기준 37만9천여명)으로 전년도 고교 3학년 학생 수와 비교해 약 11만명이나 적다. 더구나 이는 2020학년도 대입 모집 인원을 기준으로 할 때 4년제 대학(34만7천866명)과 전문대(20만5천531명) 모집 인원의 합계(55만3천397명)보다도 9만명 이상 적은 수치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2021학년도에도 상위권 대학들 경우엔 입학하기 위해 경쟁하는 현상이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라며 "반면 4년제 지방 대학과 서울 이외 지방 전문대학들은 신입생을 모집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입시는 선호도 높은 대학들의 경쟁으로 제한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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