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장학회, 장학금 지원 '엉터리 행정'

입력 2019-04-28 17:59:52 수정 2019-04-28 22:14:10

공고대로 하지 않고 지원자 모두에게 지원하려 해 논란

경산공설시장 상인회가 200만원을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써달라며 경산시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했다.
경산공설시장 상인회가 200만원을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써달라며 경산시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했다.

(재)경산시장학회(이사장 최영조 경산시장)와 경산시가 올해 장학금 지원과 관련, 기준과 공고를 무시한 '엉터리 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들은 애초 예상과 다르게 신청자가 몰려들자 공고에 밝힌 선발 기준대로 하지 않고 다자녀 가정 장학금 신청자 모두에게 지원하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어 '선심성 행정'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경산시장학회는 지난 3월 올해 260명에게 총 2억5천425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공고를 내면서 장학금 수혜 분야와 선발 인원, 금액, 신청 자격, 선발 기준 등을 공개했다

문제는 3자녀 이상 다자녀 장학금에서 발생했다. 공고에는 자녀가 3명 이상인 가정의 학생 50명을 선발해 각각 100만원씩 5천만원을 지급한다고 했다. 신청자 수에 따라 예산 범위 내에서 1인당 금액이 감액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막상 다자녀 장학금 신청을 받은 결과, 애초 선발 인원(50명)보다 무려 40배에 가까운 1천919명이 신청을 했다.

그런데 장학회와 경산시는 공고했던 대로 50명만 선발해 지급하지 않고 신청자 전원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시의회에 부족분 18억6천900만원을 출연해 줄 것을 요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시의회도 공고 등 기준을 따지는커녕 장학회와 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비로 15억원 출연하고 나머지는 장학회가 충당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장학금 수혜자에 대한 수요예측 잘못과 형평성 문제, 앞으로 계속 시행 여부 등에 대해서만 지적했을 뿐 선발 기준에 대해선 문제 삼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애초 공고대로 선발 기준과 장학회 예산의 범위 내에서 장학금을 지급하면 될 것을 신청자 모두에게 선심성 지원을 하려고 하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산시장학회 관계자는 "다자녀 장학금을 지원한 시행 첫해인 2016년과 2017년엔 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고, 지난해 조건을 완화했더니 36명이 신청했다"며 "지난해 추세를 보고 올해는 선발 인원을 50명으로 잡았는데 너무 많이 신청하는 바람에 놀라 혼란을 겪은 거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2006년 설립된 경산시장학회는 현재 152억1천900만원의 장학기금을 조성, 이자 수익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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