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에 떠난 18,000km 미국 대륙 횡단](10회·마지막회)워싱턴 D.C.(Washington, D.C.)

입력 2019-04-24 18:00:00

참전용사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19개의 동상과 벽면에 새겨진 참전 용사들의 얼굴을 탁본하는 학생들과 관광객.
참전용사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19개의 동상과 벽면에 새겨진 참전 용사들의 얼굴을 탁본하는 학생들과 관광객.

워싱턴 D.C.는 1790년 미국의 초대 대통령 워싱턴이 이곳을 국가의 수도로 지정한 이후, 프랑스의 피에르 랑팡이 설계한 계획도시이다. 워싱턴 D.C.의 정식 명칭은 워싱턴 컬럼비아 특별구(Washington District of Columbia)'라고 하며, '워싱턴 D.C.'로 약칭된다. 워싱턴 D.C.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들어서있는 수도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도시라고 할 수 있고 대내외적으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도시이다. 명소로는 국회의사당과 백악관을 비롯하여 역사적으로 진귀한 도서를 소장하고 있는 국회도서관, 각종 박물관이 있는 스미스소니언협회, 링컨기념관, 제퍼슨기념관, 워싱턴기념탑, 케네디 대통령이 묻힌 알링턴 국립묘지 등이 있으며, 특히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Korean War Veterans Memorial)이 있다.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Thomas Jefferson Memorial)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한분으로 미국 3대 대통령을 지냈고, 1776년 독립선언서를 기초하였다. 기념관은 토마스 제퍼슨 탄생 200주년 기념으로 1943년에 세워졌다. 전체적인 외관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 졌는데 호수 쪽은 그리스 신전을 닮았고 반대쪽은 사방이 개방된 원기둥이다. 두 부분 모두 우람한 기둥들이 지붕을 떠받치고 있어서 내부가 널찍하고 밝다. 내부 중간에 높이 5.8 m, 4,336kg의 거대한 제퍼슨 동상이 서 있고 벽면에서 그의 생전 기록들을 볼 수 있다.

루즈벨트 대통령과 애견 팔라 청동상 앞에 선 학생들.
루즈벨트 대통령과 애견 팔라 청동상 앞에 선 학생들.

▶프랭클린 D 루즈벨트 기념관(Franklin Delano Roosevelt Memorial)

제퍼슨 기념관에서 타이들 베이슨을 따라 걷다보면 루즈벨트 기념관을 발견할 수 있다. 기념관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생전에 했던 어록들, 동상들이 전시되어 있고 세계평화 및 정의를 향한 굳은 신념이 드러나는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장소이다.

타이들 베이슨을 따라 야외 공원처럼 펼쳐진 기념관은 1997년에 문을 열었으며 루즈벨트 대통령의 임기 별로 업적을 나타내고 있다. 장애인이었던 루즈벨트가 휠체어를 타고 취임 행진을 하는 모습, 빵을 배급 받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의 청동상이 경제 공항의 어려운 시기를 상징하고 있다. 루즈벨트 대통령과 애견 팔라의 청동상이 있고, 루즈벨트 대통령의 아내이며 미국의 첫 UN 대사인 일레너 루즈벨트의 동상이 있다.

팔짱을 낀 채 두 눈을 크게 뜨고 있는 마틴 루터 킹 의 거대한 조각상과 관광객.
팔짱을 낀 채 두 눈을 크게 뜨고 있는 마틴 루터 킹 의 거대한 조각상과 관광객.

▶마틴 루터 킹 기념관(Martin Luther King, Jr. Memorial)

루즈벨트 기념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마틴 루터 킹 기념관(Martin Luther King, Jr. Memorial)이 있다. 마틴 루터 킹의 자유와 평등을 위한 그의 노력을 기억하기 위해 2011년 8월 22일 개관되었다. 이곳이 워싱턴의 위대한 대통령들의 기념관이 들어선 내셔널몰에 함께 위치해있다는 점은 그가 얼마나 존경받는 인물인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비폭력 저항운동을 강조했던 저명한 흑인인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시민권 향상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1964년에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유명한 어록들도 돌에 새겨져 나란히 전시되어 있어 그의 굳은 신념을 느낄 수 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에 들어서면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에 들어서면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을지 켜야 한다는 국가의 부름에 응한 미국의 아들과 딸들에게 미국은 경의를 표한다" 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Korean War Veterans Memorial)

마틴 루터 킹 기념관에서 약 7분 거리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를 위해 나섰던 미국의 참전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 진 기념관이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이 당시 참전용사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19개의 동상이다. 실제 사람 크기의 동상이 공원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모습으로 배치되어 있다. 조각상 한쪽에 서 있는 대리석 벽면에는 한국 전쟁 참전 용사 2,500명의 얼굴들이 레이저로 새겨져 있다. 여기에 새겨진 참전 용사들의 얼굴을 탁본하는 학생들과 관광객들을 볼 수 있다.

벽면에 새겨진 참전 용사들의 얼굴을 탁본하는 학생들과 관광객.
벽면에 새겨진 참전 용사들의 얼굴을 탁본하는 학생들과 관광객.

동상 옆을 지나 기념관 안쪽으로 들어가면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국가의 부름에 응한 미국의 아들과 딸들에게 미국은 경의를 표한다.(Our nation honors her sons and daughters, who answered the call to defend a country they never knew and a people they never met.)"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또 한국전쟁으로 인한 사망자, 실종자, 포로, 부상자의 수가 새겨져 있는 비석을 볼 수 있으며, 대리석 벽면에 적혀 있는 "FREEDOM IS NOT FREE" 문구를 보면서 자유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숙연한 마음이 들어 고개가 숙여 졌다. 전쟁이 없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이 되길 빌어 본다.

링컨기념관에서 바라본 워싱턴 기념비와 리플렉팅 풀이며, 계단은 역사적 시민운동과 연설들이 행해졌던 장소이다
링컨기념관에서 바라본 워싱턴 기념비와 리플렉팅 풀이며, 계단은 역사적 시민운동과 연설들이 행해졌던 장소이다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

링컨기념관은 고대 그리스 신전의 건축양식을 따라 설계되었다. 각각 주의 이름이 새겨져있는 36개의 기둥들로 둘러싸인 건물의 내부에는 중앙 안쪽에 거대한 링컨 조각상이 안치되어 있다. 링컨조각상을 뒤로 내부 양 쪽 벽에는 링컨의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문과 두 번째 대통령 취임 연설문이 새겨져 있다. 기념관 자체도 볼만하지만 링컨기념관과 리플렉팅 풀(Reflecting Pool) 사이에 있는 계단 역시 무척이나 의미 있는 장소이다. 역사적 시민운동과 연설들이 행해졌던 장소이며 그중 우리에게도 익숙한 'I have a dream'으로 시작하는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의 연설도 이곳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이곳은 무척이나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됐는데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포레스트가 반전시위에 휩쓸려 엉겁결에 연설하다가 군중 속에 있던 여자 친구 제니를 리플렉팅 풀(Reflecting Pool)로 달려가 만나는 장면이 생각나는 곳이다. 링컨 기념관을 관람하고 리플렉팅 풀옆 도로를 따라 가면 10여분 거리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국립기념비(World War II Memorial)를 만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국립기념비는 내셔널몰(National Mall)의 링컨기념관과 워싱턴기념탑 사이에 위치해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적 역사와 희생된 장병들을 기리고자 건설되었으며, 2004년 5월 29일 국립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워싱턴 기념탑 (Washington Monument)

내셔널 몰(National Mall) 서쪽 끝에 있는 크고 높은 흰색의 뾰족한 기념탑이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기리기 위해 건설한 대통령 기념물로 1848년 1월 31일 지정되었다. 세계 최대의 석조 구조물이며 높이 169.29m로 세계 최고의 오벨리스크이다

내셔널 몰은 도시 한가운데에 위치한 조경된 공원 부지로, 미국 국회 의사당을 비롯하여 수많은 역사적 기념물과 중요한 박물관이 여기에 있으며, 도시 안에 조성된 가장 아름다운 공간 중 하나이다. 인상적인 새하얀 이집트 오벨리스크 형상으로 우뚝 솟아 있는 워싱턴 기념탑은 세계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독립 구조물 중 하나로, 자신의 모습이 반사되는 리플렉팅 풀의 한쪽 끝, 링컨 기념관 반대편에 서 있다.

이번 여행을 통하여 새로운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 그리고 신선한 경험을 통하여 자연의 위대함과 이름을 남긴 훌륭한 인물들을 가슴에 담고 '남아 있는 삶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의미 있고 멋진 여행이 되었다.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운 조화 속에 사랑이 꽃피길 ... 글·사진 배창기 대경뿌리학교 교육위원 (끝)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