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소설 통해서 독자들도 살아갈 힘 얻어가길"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말한다면 너는 나를 꽁꽁 묶어가도 좋다. 그러면 나는 기꺼이 죽으리라.' 파우스트 박사가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계약을 할 때 나오는 대사입니다. 자유도 생명도 싸워서 얻어야 누릴 자격이 있는 겁니다."
대표작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전경린 씨가 매일 탑리더스 아카데미를 찾았다. 전 작가는 이날 괴테의 작품 '파우스트'를 소개하며 우리 삶의 실존 문제를 논했다.
전 작가는 "젊었을 때 파우스트를 접했으나 신과 악마, 지옥과 천국이 나오는 뻔한 내용이라 여겨져 책을 덮었다가 재작년에 우연히 다시 읽게 됐는데 경험이 쌓이고 나니 이번에는 책에 빠져들게 됐다"며 파우스트의 줄거리를 자신의 시선으로 소개하며 그 속의 의미를 공유했다.
그는 파우스트가 사랑과 관능에 빠지기도 하고, 권력을 탐하기도 하다 결국은 모든 것이 일장춘몽, 인생무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소개하며, "파우스트는 삶 속에서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외치지 않고 그냥 흘려보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이 교훈"이라며 "현실의 근심과 괴로움을 사랑하면서 조금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기를 바라게 됐다"고 말했다.
소설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접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선 "문학 작품 속 인물에 대해 광인이냐 정상이냐 판단을 하는 것은 매우 한정적인 시각일 뿐"이라며 "문학의 가치는 어떤 특이한 인간, 소외된 인간이라도 그를 중심으로 재구성하면서 그 존재를 정당화하는 데 있고 그것이 문학의 가치이자 아름다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제 소설을 정신분석학자가 분석한다면 '이 사람은 소설을 통해서 자신을 구해왔다'고 얘기할 것 같다"며 "소설을 쓰지 않았다면 매우 어려웠을 것이고, 다른 소설가를 통해서 존재로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계속 얻는 것 같다. 내 소설을 읽는 독자들도 그것을 얻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쳤다.
전 작가는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사막의 달'로 등단한 뒤 2004년 단편소설 '여름휴가'로 대한민국소설문학상 대상, 2007년 단편소설 '천사는 여기 머문다'로 제31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