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들 '쿵' 미소지진 소리에 "지진인지 아닌지 몰라 더 불안"

입력 2019-04-23 19:30:00

규모 1.5, 1.7 포항지진 여진 6시간 간격 잇따라
"미소지진도 신속히 알려달라" 주장

"분명히 지진이 날 때 들리는 '쿵' 하는 소리가 났는데, 재난문자도 없고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지진 위치 확인도 안 돼서 불안에 떨기만 했습니다."

23일 오전 2시 22분쯤 포항 북구 북쪽 11㎞ 지역에서 규모 1.5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은 지하 7㎞ 지점에서 난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 22일 오후 8시 44분쯤에도 포항 북구 북쪽 8㎞ 지역에서 규모 1.7 지진이 지하 9㎞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지진이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지진의 여진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지만, 지난 22일 밤 소방당국에 "지진이 오기 전 나는 '쿵' 소리가 났다"는 신고 전화가 18통이나 걸려왔다.

특히 시민들은 지난 22일 지진 때 땅 울림 소리가 크게 들렸지만 재난문자가 없자 지진인지 아닌지 몰라 더욱 불안에 떨어야 했다. 같은 날 오전 울진 해역에서 규모 3.8 지진이 있었던 후라 불안감은 더 컸다.

게다가 기상청 홈페이지에 접속해도 지진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어 더욱 혼란스러워했다. 기상청은 지진이 있고 난 뒤 홈페이지 '국내지진 목록'에 작은 글씨로 포항 여진에 대해 표기했을 뿐 '미소지진'이라는 이유로 지도 위에 지진 발생 장소를 표시하는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취재 결과 두 지진이 발생한 장소는 23일의 경우 흥해읍 금장리(36.14 N, 129.37 E), 22일은 흥해읍 망천리(36.11 N, 129.36 E)로 모두 포항지진이 발생한 곳 인근 지역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로 인해 촉발됐고, 지열발전소 운영 당시 공개되지 않았을 뿐 미소지진이 수 차례 난 뒤 대형 지진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들어 규모가 작은 지진이라도 신속하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항시민 김정현(39) 씨는 "포항지진은 촉발지진이라는 점에서 매우 특수한 데다, 지역에서 언제 다시 지진이 발생할 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아무리 작은 지진이라도 시민들이 빨리 알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의 잣대로 판단하지 말고, 시민들의 입장에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미소지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