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원다례원 회원들 "부처님에 10년째 헌다 봉사 보람"

입력 2019-05-03 10:41:43

려원다례원 회원들은 우리 차 보급을 위해 10년째 불교행사에 동참해 헌다 등 봉사를 하고 있다. 려원다례원 제공
려원다례원 회원들은 우리 차 보급을 위해 10년째 불교행사에 동참해 헌다 등 봉사를 하고 있다. 려원다례원 제공

"불자로서 부처님전에 정성껏 마련한 우리 차(茶)를 올릴 수 있다는 게 정말 영광이에요."

경산 옥산동에 위치한 려원다례원. 차 수업 과정에 있는 불자 15명이 방바닥에 빙둘러앉아 간편한 들차바구니를 만들고 있다. 대나무바구니에 전통 한지를 붙이고 색칠도 하고 그림도 그려넣는다. 들차바구니를 완성하기 위해선 3주 가량 시간이 걸린다. 불자들은 바구니를 만들면 차나 도시락을 담아다니겠다며 즐거운 표정들이다.

려원다례원(원장 최순화)은 2009년 우리 차 보급과 차 봉사를 위해 설립했다. 2년간 차 수업 과정을 마친 회원은 50여 명이고 현재 수업 과정에 있는 교육생도 15명에 이른다. 대부분 불자인 회원들은 불교행사에 참여해 부처님께 향, 초, 꽃, 과일, 떡, 차를 올리는 육법공양이나 나한대재 때 올리는 만발공양 등에 봉사를 하고 있다.

회원들은 매년 초파일에 불광사에서 차 봉사를 한다. 이번 초파일에도 회원 20여 명이 흰옷 차림의 헌다복을 입고 부처님전에 육법공양을 올릴 예정이다. 회원들은 육법공양 후에 사찰 마당에 찻자리를 마련해 사찰을 찾는 신도들에게 연차, 황차, 오미자차와 다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회원들은 지난 3월 불광사 법당에서 치러진 경북불교대학 입학식에서도 부처님전에 육법공양을 올리기도 했다.

"차인의 기본 성품은 정조결(精燥潔)을 갖춰야 해요. 차는 정성으로 만들어야 하고, 만든 차는 보관을 잘해야 하고, 차를 우릴 때는 청결해야한다는 것이죠. 신성한 부처님전에 올리는 차는 무엇보다 정조결이 중요 합니다."

회원들은 매년 가을 경주 충담재에도 봉사하고 있다. 충담 스님을 기리기 위해 첨성대 앞에서 열리는 충담재에 육법공양을 하고 무료 찻자리를 마련해 시민들에게 말차, 황차, 녹차, 화차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청도 운문사 차실에서도 매주 한 번씩 회원들이 돌아가며 차 봉사를 하고 있다. 비구니 스님을 찾아오는 속가 손님들에게 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회원들은 삼덕동 관음사 무료급식소 '불자의집'에 8년째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3개월에 한 번씩 밥, 소고기국과 3찬을 마련해 노숙자 등 200여 명에게 따뜻한 점심 공양을 하고 있다. 점심 공양는에는 계란 10판을 삶아 노숙인에게 제공하는 것이 기본이라 한다.

또 회원들은 경산시민을 위한 찻자리 행사를 15년째 열고 있다. 찻자리 행사는 매년 가을 남천 둔치에서 회원 모두가 한복을 입고 나와 각자 찻자리를 깔고 시민 5천여 명에게 국산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하고 있다. 이날 회원들은 시민들에게 한지에 소원을 적어 기원하는 소원소지 올리기 행사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인성 교육을 위해 차 예절이나 절하기 예절을 가르쳐주고 또 다문화가족에게도 우리 차문화를 보급해 주고 싶어요."

30대 초반에 불광사 다도반에서 처음 차를 배운 최순화 원장은 명원다도대학 및 대학원 졸업, 동다살림법 시자를 전수했다. 지금은 불광사 다도교실에서 불자들에게 15년간 무료로 다례를 가르치고 있다. 시인인 최 원장은 시낭송 봉사와 유니세프 등 구호단체에 30년간 후원을 하고 있다. 려원다례원은 2년 과정 차 사범 프로그램을 마련해 접빈다례, 쟁반다례, 고려차다례, 신라차다례 등 4가지 다법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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