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들의 발언은 천 냥 빚을 갚기는커녕 오히려 국민 부아만 치밀게 한다. 시쳇말로 "말이야? 방귀야?"란 비판까지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설화(舌禍)를 일으킨 청와대 참모가 한둘이 아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낙마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 "집을 세 채 보유했다는 것이 과연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것인지는 이론의 여지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포르셰 논란'과 함께 그의 발언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졌다. 장관 후보자 두 명이 동시에 낙마했으면 국민에게 사과하는 게 청와대 홍보책임자 역할일 텐데 그런 자세는 찾기 힘들었다. 직함에서 '소통'을 떼야 하지 않나.
재임 중 문제 발언으로 숱한 논란을 일으킨 김의겸 전 대변인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물러나면서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고 했다. 국민 대다수가 "그게 가능한 일이냐.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참모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발언해야 한다. 개인 생각을 강조하다 보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인사가 "젊은이들은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고 신남방국가로 가라"고 했다가 사퇴한 김현철 전 경제보좌관이다. "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 필요가 없다. 저도 거기 살고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한 장하성 전 정책실장도 마찬가지다.
같이 통음했다는 윤 수석과 김 전 대변인처럼 586세대가 주축인 청와대 참모들은 퇴근 후 술자리에서 자주 토론할 것이다. 그 자리에선 숱한 말들이 오갈 게 분명하다. 문제는 지난밤 오간 말들이 전혀 정제되지 않은 채 다음 날 청와대 참모들 입을 통해 국민을 향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윤 수석과 김 전 경제보좌관 발언이 딱 그렇다.
더 큰 우려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생각하고 말한 바를 참모들이 발언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청와대 내부 논리에 매몰된 발언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이런 추측이 안 나오는 게 이상하다. 청와대 사람들끼리는 통할지 몰라도 국민 공감은 하나도 얻지 못하는 청와대 참모들의 발언, 그만 나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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