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영욕의 70년 삶, 가족 갑질 논란 등으로 쓸쓸한 퇴장

입력 2019-04-08 18:10:36

2014년부터 장녀·차녀 땅콩회항, 물컵 갑질에 아들·부인도 논란 휩싸여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 충격까지 겹치며 병세 악화 추정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별세했다. 향년 70세. 조 회장은 LA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으며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 왼쪽),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별세했다. 향년 70세. 조 회장은 LA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으며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 왼쪽),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에는 최근 수년 간 한진가(家)를 둘러싸고 이어진 사회적 논란과 재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회장은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그룹 성장을 이루는 데 기여했음에도 2014년부터 이어진 자녀와 부인의 갑질 논란, 본인의 횡령 혐의 수사 등으로 평탄하지 못한 시간을 보냈다.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은 비극의 시작으로 꼽힌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승무원 서비스를 문제 삼아 비행기를 게이트로 되돌렸다. 이후 항공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부사장직을 내려놓았다. 2015년 2월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같은 해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석방됐다.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도 지난해 3월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욕설과 함께 물컵을 집어 던졌다는 '물컵 갑질' 논란을 빚었다.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이 일며 지난해 7월 교육부가 학사 학위를 취소했다. 교육부는 1998년 당시 인하대 경영학과 3학년에 편입하기에 누적학점과 평점 평균이 미달했음에도 편입을 승인했다고 결론내렸다.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도 최근 수년 간 대한항공 여객기를 통한 해외명품 밀수, 직원 및 운전기사에 대한 폭행,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조 회장 본인도 각종 의혹과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본인 일가 소유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중개수수료 196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는 등 270억원 규모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같은 논란 속에 조 회장은 지난달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며 20년 만에 대한항공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조 회장은 그동안 '폐섬유화증(폐섬유증)'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폐가 섬유화되면서 점차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져 결국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3%, 10년 생존율이 15%에 그칠 정도로 병의 경과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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