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마을 곳곳 복구와 사투…주민들 재기 몸부림

화마가 휩쓸고 간 강원 산불피해 마을은 7일 그 뜨겁던 화기가 누그러졌다.
건조한 날씨에 풀풀 날리던 흙먼지, 타고 남은 매캐한 연기 냄새가 전날 밤 0.5mm 안팎의 단비에 기세가 꺾인 탓이다.
7일 찾아간 고성군 토성면 용천리 마을은 서서히 생기를 되찾으려는 재기의 몸부림으로 분주하다.
복구에 나선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은 이제 복구와 사투를 준비하고 있다.
그래도 마을 초입부터 깊은 화상의 상처는 주민들 애달픈 사연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노재춘(75) 씨는 이번 화마에 100년 이상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보금자리를 잃게 됐다.
노 씨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전통 한옥이 모두 타버려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며 "조상님을 뵐 면목이 없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마을회관에 허탈하게 앉은 김명민(60) 씨는 가족같이 기르던 소 5마리를 잃었다.
그나마 1마리만 남게 됐지만, 절반가량 화상을 입어 가쁜 숨을 내쉬고 있다.
김 씨는 "집은 간신히 화마를 피해갔는데, 소는 모두 타 죽고, 외양간을 빠져나온 한 마리만 남았다"며 "깊은 화상으로 생명이 위태롭다는 수의사 의견에 차마 쳐다보지 못하고 있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이웃한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도 곳곳이 생채기투성이다.
마을 초입에는 통신망을 복구하는 통신회사 직원이 군데군데 전봇대에 매달려 복구가 한창이다.
용촌리에서 차로 10분 정도에 장전마을은 40여 가구 중 절반이 사라졌다.
늘 아침마다 마주하던 앞산은 융단 폭격을 맞은 듯 풀 한 포기 남지 않고 시커먼 잿더미로 변했다.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주민들 속은 더 새까맣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63·여)은 여전히 눈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평생을 공직생활을 퇴직한 남편과 이제서야 마음 놓고 오붓하게 지내려고 했던 보금자리가 한순간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불이 났다고 방송과 이웃 주민이 문을 두들겨서 그냥 뛰쳐나왔는데 순식간에 모두 불에 탔다"며 "무엇보다 탁자 위에 놓여있던 어린시절 자녀 모습이나 부모님 생전 사진 등도 모두 사라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잔인한 날이 기억에 생생하지만, 마을 한쪽에서는 빨래나 배식 봉사에 나선 자원봉사자 온정이 치유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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