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선서 코미디언 출신 젤렌스키 30% 이상 득표로 1위"<출구조사>

입력 2019-04-01 15:46:25

"17% 이상 차지한 포로셴코 대통령과 다음달 결선투표 진출"
부패에 질린 동유럽에 변화의 바람...슬로바키아에선 환경운동가 출신의 여성 대통령 탄생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후보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출구조사 결과 30% 이상 득표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오자 키예프의 선거본부에서 지지자들에게 손키스를 보내고 있다. 이날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이번 선거의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후보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출구조사 결과 30% 이상 득표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오자 키예프의 선거본부에서 지지자들에게 손키스를 보내고 있다. 이날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이번 선거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젤렌스키와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이 각각 1, 2위를 차지해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드러났다. 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에서 이번 선거의
31일(현지시간)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에서 이번 선거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와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이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드러났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코미디언 출신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1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고 슬로바키아에선 환경운동가 출신의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등 동유럽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에서 우크라이나 '민주 제안' 펀드 등이 실시한 '국가 출구조사'에 따르면 젤렌스키(41)가 30.4%, 페트로 포로셴코(53) 현 대통령이 17.8%의 득표율로 1, 2위를 차지,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드러났다.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한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14.2%의 득표율로 이번에도 고배를 마실 것으로 예상됐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이 2차 결선투표를 치러 다수 득표자가 당선된다. 결선투표는 오는 4월 21일로 잡혀 있다.

현재로선 현직 대통령인 포로셴코와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는 물론 1차 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젤렌스키 중 누가 대권을 잡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포로셴코는 갑부 기업가 출신의 대통령이며 젤렌스키는 이스라엘에 망명 중인 반정부 성향의 우크라이나 금융재벌 이고르 콜로모이스키가 내세운 후보로 알려져 있다.

포로셴코는 제과회사 '로셴'의 성공을 발판으로 자동차 생산, 조선, 미디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억만장자 대열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를 되찾고 만성적 부패 척결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5년전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부패는 여전하고 빈곤 상태에 머물러 있는 등 나아진 것이 거의 없다.

젤렌스키는 연예인 출신으로 '국민의 종'이라는 드라마에서 부패한 정권을 비판하던 고등학교 역사 선생이 제자가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이 히트한 덕에 대통령이 된다는 스토리의 주인공 역할을 맡아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이 때문에 정치 경험이 없는데다 정치 조직도 없고 집권 능력을 갖춘 측근들도 없어 재벌 콜로모이스키의 꼭두각시가 될 것이란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젤렌스키와 포로셴코는 원칙적으로 우크라이나의 EU·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친서방주의자로 누가 최종 당선자가 되더라도 대외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슬로바키아에서 환경 운동가 출신의 주사나 카푸토바(45)가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됐다. 카푸토바는 지난해 2월 기성 정치권의 부패와 정경 유착을 추적하던 잔 쿠치악 기자 피살 사건 이후 시민들의 집회가 이어지며 변화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당선됐다.

카푸토바는 '진보적 슬로바키아'라는 의석이 없는 원외 정당 소속인데다 정치 경험이나 공직 경력이 없는 정치 신인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안고 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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