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규모 경북 3대 문화권 사업 제대로 될까

입력 2019-03-31 17:55:27 수정 2019-03-31 21:31:11

완료 사업 속속 적자 성적표…완료 예정 시군 발등에 불 떨어져

안동 3대 문화권 사업 공사 현장
안동 3대 문화권 사업 공사 현장

2조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돼 진행 중인 경북 3대 문화권 사업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규모 시설물이 속속 완공되고 있지만, 열악한 시군 재정 상황에서 한 해 수억원의 운영비를 감당하기 힘든 데다 어렵게 운영을 시작했더라도 방문객 유치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23개 시군 43개 3대 문화권 사업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국비 등 1조9천688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10개 사업을 완료했으며 오는 2021년까지 사업 대부분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문제는 시군이 완공된 대규모 시설물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개관한 청도군 신화랑 풍류마을은 지난해 3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봤고, 성주 가야산역사테마공원은 하루 방문객이 40여 명 수준에 그쳐 2천원인 입장료를 올해는 받지 않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앞으로 사업 완료를 앞둔 시군도 걱정이 태산이다. 군위군은 국비 등 1천223억원이 투입된 삼국유사 테마파크의 8월 시범 운영을 앞두고 매년 50억원 이상의 운영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 경북도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안동시 역시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 등 5개 사업에 4천억원에 가까운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는데 시설 완공 후 한 해 운영비가 6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여 민자유치 등 대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를 두고 예견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손쉬운 부지 확보 등을 이유로 주로 시군 외곽지역에 만들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시설 규모는 너무 큰 데 전략적인 운영 계획은 미비해 적자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박창석 경북도의원은 "2조원이 투입될 3대 문화권 사업이 완료를 앞두고 있지만, 중복되고 무계획한 사업 추진 및 사후 운영, 관리 대책 부실로 시군에 재정·행정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관광객을 끌어들일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3대 문화권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경북도 차원의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2008년 제2차 국가균형발전전략회의에서 국책사업으로 선정된 3대 문화권 사업은 경북의 유교·가야·신라자원과 낙동강·백두대간 등 생태자원을 활용, 관광 자원화해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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