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껄끄러운 상대 낙마에 가슴 쓸어내리는 분위기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함에 따라 영남권 신공항 관련 논의가 새 국면을 맞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최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 의사를 받아들였다. 특히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처음이다.
영남권 신공항 논의와 관련해 대구경북의 '우군'이었던 최 후보자가 낙마함에 따라 대구경북에서는 최 후보자에 이어 항공이 아닌 주택 또는 항만 분야 전문가가 차기 장관으로 낙점될 경우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관련 기존결정의 무게감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대구경북은 최 후보자가 10년 이상 끌어온 영남권 신공항 건설갈등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일단락되던 당시 국토교통부 내 항공분야 최고 책임자인 데다 구미의 금오공고 출신으로 대구경북에 인맥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우호적인 입장인 반면 부산·경남·울산은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부산의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솔직히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기쁜 소식"이라며 "자칫 장관이 힘을 실어주는 항공정책 관련 부서 전체를 상대로 힘겨루기를 벌일 뻔했는데 최 후보자의 낙마로 한 시름을 놨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의 낙마와 관련, 대구경북 정치권은 현 정부의 인사검증 부실을 지적하면서 장관 후보자가 누가 됐든 국책사업과 관련한 정부의 결정이 손바닥 뒤집듯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선 국책사업과 관련한 최종 결정은 대통령 몫이라며 장관 교체에 큰 의미를 두지 말고 신공항과 관련해 현 정부를 더 몰아붙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상훈(대구 서구)·김석기(경북 경주)·송언석(경북 김천) 한국당 의원 등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도덕성을 겸비하고 인사권자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상식과 이치에 맞는 일 처리를 할 수 있는 합리적 인물이 새로운 후보자로 지명된다면 전화위복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에도 특정 지역의 논리만 추종하며 대통령의 의중을 미리 헤아려 맹종하는 인사가 선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