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천사 주지 선지 스님 10년간 장학금 보시행
금강경에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는 구절이 있다. 집착 없이 베푸는 보시를 말한다. 가난한 이에게 분수대로 나누어주고, 진리의 말로써 마음이 빈곤한 자에게 용기와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며, 모든 중생들의 마음의 평안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참된 무주상보시인 것이다.
대구 통천사 주지 선지 스님은 출가 50여 년 동안 무주상보시를 실천하는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다. 스님은 미래사회의 주인공인 청소년을 위한 장학사업에 보시행의 초점을 두고 있다. 청소년을 반듯하게 키워야 정의로운 사회를 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스님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효동초등학교 학생들에게 10년 동안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에도 500만원의 장학금을 줄 예정이다. 또 학비를 못 내는 학생 5, 6명에게 매년 입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불교학교인 영천 선화학교에 장학금 2천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수행자의 보시행 덕목으로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이 중요해요.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는 뜻이다. 어떤 무엇에 집착하면 고통이 된다. 그래서 어떤 무엇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으로 자유롭게 살라는 가르침입니다."
스님의 이런 보시행에는 어린시절 배움을 못한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스님은 경주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보릿고개가 되면 먹을 것이 없어 3일이나 굶기도 했다. 미국에서 들어온 밀가루나 강냉이가루로 연명했다. 중학교 학생 때는 학비를 제대로 못 내 마음을 졸이며 공부했다. 스님은 더 이상 배움을 잇지 못하고 중학교를 졸업한 후 통도사로 출가해 종범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스님은 1976년 사미계, 1980년 비구계를 각각 수지했다. 2008년 은해사 승가대학원 졸업을 거쳐 2017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에서 선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움을 받은 청소년들이 고맙다는 편지를 자주 보내와요. 편지 내용을 읽다보면 나의 어린시절이 생각나 마음이 짠해요. 이런 청소년이 사회에 진출해 반듯하게 커주었으면 좋겠어요."
스님은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에도 동참하고 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에는 홀몸노인에 쌀 100포를 기부하고 있다. 또 노인요양시설인 신안사랑마을에도 꾸준히 기부해 자비를 실천하고 있다.
대구불교사원연합회장, 마하야나불교문화원이사장을 맡고 있는 스님은 청소년 지원사업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수성구 청소년수련관·청소년수련원, 달서구 청소년수련관·청소년상담복지센터·학교밖청소년꿈이음터, 동구청소년문화의 집 등 기관을 위탁받아 운영하며 청소년 건전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스님은 수성구 청소년수련관장, 달서구 청소년수련관장도 지내기도 했다.
스님은 2011년 무료급식소인 선재공덕회를 설립했다. 지역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점심 한 끼를 공양해 도심 자비의 실천장이 되고 있다. 2010년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를 설립해 말기암환자나 가족들에게 고통 완화와 심리적 안정을 도모해 주고 있다.
스님은 수덕사 강원 강주, 팔공총림 동화사 한문불전승가대학원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파라미타청소년협회 청소년지도교사, 유해환경감시단 지도교사, 동부경찰서 경승 및 경승실장을 맡고 있다. 스님은 '육조단경', 의상 스님의 '일승법계도'를 번역했으며 논문으로는 '남종의 사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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