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오목천 폐수 차집관로 설치 공사로 지하수 차단돼 인근 농작물 피해

입력 2019-03-28 18:14:45 수정 2019-03-28 20:13:00

"농작물 말라죽거나 상품 가치 떨어지고 수확량 크게 감소해"

경산시 임당동 오목천 제방 인근 농민들이 경산시 발주 공사 때문에 지하수가 끊겨 시설하우스 농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오목천 제방 인근 임당동 농지에서 시설하우스로 깻잎·호박·토마토 농사를 짓는 농민 18명은 "경산4일반산업단지 폐수 연계처리 차집관로 설치 공사(이하 차집관로 공사) 가운데 금구동~잠수교(1km) 구간의 터파기 공사 등을 하면서 지하수가 농지로 유입되지 않으면서 농작물에 물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피해가 극심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공사를 위해 하천 2~3m 깊이로 터파기 공사를 하고 관로를 묻은 뒤인 지난달부터 지하수가 끊겼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시설하우스에 물 공급이 안돼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수막재배(비닐하우스를 2겹으로 덮고 비닐 사이에 지하수를 뿌려 일정 온도를 유지해 난방비를 절약하는 농법)에 지장을 초래해 냉해 피해를 입었다. 또 난방비도 평소보다 3, 4배 늘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산시 임당동 경산채소작목반의 최재우 농민이
경산시 임당동 경산채소작목반의 최재우 농민이 "경산시의 오목천 폐수처리 차집관로 설치공사로 지하수가 차단돼 물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호박이 말라 죽었다"며 낙심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이수열 경산채소작목반 총무는 "깻잎과 호박, 토마토 등의 수확은 3~5월이 절정인데 지난달부터 물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추위에 얼거나 말라 죽은 것이 많다"며 "성장도 제대로 안돼 상품 가치가 떨어지다보니 제가격을 받기 힘든 데다 수확량마져 크게 줄어 작목반원들이 모두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경산시 임당동 경산채소작목반의 이수열 농민은
경산시 임당동 경산채소작목반의 이수열 농민은 "경산시의 오목천 폐수처리 차집관로 설치공사로 지하수가 차단돼 물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양상추의 상품 가치가 떨어졌다"며 하소연했다. 김진만 기자

이들은 물 공급을 위한 보 설치와 함께 정당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물 공급이 안될 경우 관정 설치 등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농민들은 "경산시가 농작물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 신청을 하라고 하는데 피해를 입은 농민들이 어떻게 직접 피해 산정을 할 수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경산시는 차집관로 공사가 지하수 공급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고, 이 일대의 지난 5년 간 평균 강수량이 95mm인데 올해는 39mm에 불과해 절대 수량이 부족하기도 했다'는 입장이다.

경산시 관계자는 "우선 물막이 공사를 통해 지하수가 농지로 조금이라도 들어갈 수 있도록 긴급조치를 했다"며 "농민들에게 국가배상 신청 방법 등을 알려주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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