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한국 국제금융지수 112국 중 36위
법인세·제도 장벽 외국社 엑소더스
핀테크·인터넷은행도 中에 맥못춰
과감한 규제 혁파 없이는 발전 없다
영국 컨설팅그룹 지옌이 지난 18일 공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세계 112개 도시 중 36위로 나타났다. 2015년 6위, 2016년 14위, 2017년 27위, 2018년 33위에서 2019년 36위로 급전직하하고 있다.
반면 상하이는 2015년 21위, 2016년 16위, 2017년 6위, 2018년 5위, 2019년 5위로 급상승하고 있다. 2019년 순위는 뉴욕 1위, 런던 2위, 홍콩 3위, 싱가포르 4위, 상하이 5위, 도쿄 6위 순이다.
한국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12월 '동북아 금융 허브 구상'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12년 11월 서울 여의도에 55층짜리 국제금융센터를 완공했다. 그러나 현재 35% 정도가 공실이고 입주 기업 142곳 중 외국계 금융사는 25곳에 불과하다.
당초 목표로 했던 외국계 금융사 본사는 한 곳도 없다. 높은 법인세와 갖은 규제로 오히려 외국 금융회사들이 한국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인 금융산업을 육성하고자 금융 허브 경쟁을 하고 있는데 한국만 뒷걸음질하고 있다. 전통적인 월가를 가지고 있는 뉴욕은 말할 것도 없고 런던은 핀테크(Fintech) 시대를 맞아 '핀테크 수도'를 선언하고, 싱가포르·홍콩·도쿄·상하이는 아시아 금융 허브에서 글로벌 금융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다. 스위스 쥬크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시대를 맞아 발 빠르게 크립토밸리(암호화폐밸리)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금융 허브의 공통점은 규제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자산 규모 기준 세계 100대 은행에 중국은 중국공상은행·중국건설은행·중국농업은행·중국은행이 1위부터 4위까지를 싹쓸이했다. 일본의 미쓰비시UFJ금융그룹도 5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한국은 KB금융지주가 66위, 신한금융지주가 68위, 농협금융지주가 77위, 하나금융지주가 82위, 우리은행이 86위에 그치는 등 5대 금융회사 모두 하위로 밀려나고 있다.
한때 한국은 금융산업 부가가치를 10%까지 높이자는 계획을 추진한 적이 있지만 현재 한국 금융산업의 비중은 부가가치 5.6%, 취업자 3.1%에 그치고 있다. 2018년 기준 금융보험업 종사자는 85만 명이다. 만약 금융산업의 부가가치가 계획대로 10%까지 높아졌다면 대략 70만 명에 이르는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해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근년 들어 정보통신(IT)산업 발달에 힘입어 새로운 금융산업으로 부상한 핀테크산업에서도 2018년 세계 100대 핀테크산업(KPMG 조사)에 중국은 11개 기업이 이름을 올려 미국(12개)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28위 비바리퍼블리카, 63위 데일리금융그룹 등 두 곳만 랭크되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중국의 인터넷 전문은행 위뱅크(텐센트그룹)마이뱅크(알리바바그룹)보다 2년 늦게 영업을 시작한 한국의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회사들과 암호화폐 거래소도 전방위적 규제로 한국을 떠나고 있다. 네이버는 싱가포르에 거래소 '비트박스'를 설립하고 암호화폐 '링크'를 발행했다. 카카오는 일본에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설립하고 암호화폐 '클레이'를 공개했다. 빗썸은 홍콩에 거래소 '빗썸덱스'를 설립하고, 업비트는 싱가포르에 거래소를 설립하는 등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
이처럼 신구 금융을 불문하고 한국 금융산업을 질식시키며 해외로 내쫓고 있는 금융 당국의 금융회사 소유·지배구조 개입, 각종 인허가 규제, 수수료 금리 등 금융상품 가격 규제 등 무소불위 막무가내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야 금융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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