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역사는 짧지만 어느 국가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은 큰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등 정권이 세 번 교체하는 동안 미국은 9·11테러 이전의 미국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여전히 미국은 세계정세를 좌우하고 있으며 국제 분쟁이나 군사 문제, 경제 협약 등 다양한 국가와 관계를 유지하며 담대한 도약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을 움직이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가 미처 몰랐던 미국만의 특별함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지금의 미국을 만든 특별 의식,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미국의 정체성을 네 가지 역사적 코드로 재발견한다. 서부 불모지를 개척한 '프론티어', 자유와 평등을 주창한 '민주주의', 분열과 연합을 반복한 '지역 정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하나로 수용한 '다문화주의'로 꼽고 있다.
◆서부서 시작된 개척의 힘 '프론티어'
'프론티어'는 1600년대 서부에서 자리잡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했던 영국의 민간인들에서 그 기원을 찾고 있다. 1787년 북서부영지법, 1803년 루이지애나주 매입 전까지 무질서했던 사회는 안정을 찾았고 아메리카 드림을 찾아 일확천금을 노린 이민자들, 카우보이들 등이 광활한 대지를 개척하며 그들만의 문명을 만들어냈다. 이런 그들의 노력은 도전과 개척을 두려워하지 않는 미국인들의 문화와 정신으로 이어졌다. 서부 개척사에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과소평가할 수 없다. 19세기 말 남태평양 철도 건설에 중국인 1만명이 동원됐다. 전체 노동력의 10분의 9를 차지했다.

◆자유와 평등의 힘 '민주주의'
토크빌은 근대 유럽 민주주의의 여정에서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는 귀족주의의 관습에 대한 식상함에서 미국 민주주의를 발견한다. 미국은 자유스러운 관습이 자유스러운 제도를 만들었지만 프랑스는 자유 제도가 자유 관습을 만들려고 발버둥쳤다고 했다. 또 독립전쟁을 계기로 보편성 속에 개별적인 특수성이 흡수될 수 있는 협약, 즉 연방헌법의 탄생이 미국을 결속시켰다고 봤다. 자연환경에 대한 거친 생활 방식과 습관, 누구나 평등하고 계급없는 자유, 보편화된 실용주의로 인한 지적 평등,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든 종교와 정치의 분리, 대중의 참여 민주주의 등 특화된 개인주의가 미국의 민주주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분열과 연합 반복한 '지역 정서'
미국 북부는 동적인 진보 활동이 강하다. 사람들은 물질적 충족을 위해 환경에 적응하며 자연에 도전함으로써 인간의 행복을 추구한다. 반면 남부는 정적인 보수 활동이 강하다. 인간의 목표가 물질적 생산을 증가시키거나 문화의 척도가 물질적인 부분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의 지역 정서는 남북전쟁에서 찾고 있다. 건국 초기 남북 갈등은 주로 정치적 문제였다. 해밀턴은 강한 중앙 정부 중심의 연방주의를 주창했고, 제퍼슨은 권력분산과 지방중심적인 주권론을 주창했다. 남북 갈등의 핵심은 노예문제였다. 지식인 개리슨은 남부의 노예제도는 비도덕적인 것이라며 당장 철폐를 주장했다. 변호사 피츠휴는 노예제도는 역사적 흐름에 나타난 자연적 질서로 가장 능동적인 필요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전 세계 인종 포용한 '다문화주의'
신대륙 발견 이후 미국으로 건너온 사람들의 일차적 목적은 개인적 성공이었다. 영국의 아메리카 식민지는 그 정착에서부터 인종, 민족, 종교가 존립한 다문화사회였다. 런던회사에 의해 정착된 최초의 식민지는 버지니아였다. 뉴욕에 가장 먼저 정착했던 국가는 네덜란드였으며 이후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프랑스 등에서 건너와 인종시장을 이루었다. 1664년 뉴욕이 영국령이 되었지만 거주자들에게 차별정책을 펴지 않았다. 그러면 이주해온 유럽인들이 미국인이라는 동질적 정체성을 갖게 된 이유는 뭘까. 신대륙의 광활한 대지, 공동의 적인 인디언, 식민지인들의 경제적 야망을 꼽고 있다. 그러나 히스패닉계 이민자와 흑인의 빈부격차 및 차별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지은이는 미국은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에 있고, 이미 완성된 나라가 아니라고 말한다. 만약 미국이 특별했다면 지금까지 동적인 전통을 끊임없는 도전 속에서도 지켜왔기 때문이라는 것. 결국 미국을 가장 미국답게 만든, 미국을 특별하게 만든 정체성은 역사의 긍정성을 믿고 부단한 도전과 경계 없는 공존을 동시에 선택한 미국인들의 정신에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428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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