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전통의 '야구 명문' 경상중 야구부가 3년 만에 삼성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번 대회 최약체로 평가받은 경상중은 선수, 코칭스태프, 학교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기적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정환 감독이 이끄는 경상중(교장 박현동)은 지난 17일 막을 내린 제20회 삼성기 야구대회 결승에서 경운중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로 삼성기 최다인 7회 우승을 맛본 경상중은 협성경복중(4회 우승)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경상중은 1회전 대구중과의 경기에서 7대0 5회 콜드게임승을 거두며 대회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2회전 청송 진성중전도 8대1 5회 콜드게임승을 거둔 경상중은 준결승에서 만난 협성경복중을 5대1로 꺾었다. 결승전에서는 경운중마저 5대2로 제압했다.
경상중은 최근 3년간 우승 경험이 사실상 전무해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경상중 박현동 교장은 "지난해 경상중이 전국대회서 전패하다시피 했지만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동계 훈련에 잘 따라와 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경상중에 부임한 박 교장은 2000년대 초반 대구고 야구부장으로 재직하며 이른바 '대구고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경험을 십분 활용했다. 차정환 감독, 이상철 야구부장과 함께 지속해서 회의를 갖고 침체한 경상중 야구부의 부활을 도모한 것이다.
차정환 감독은 "회의를 통해 대회 성적도 성적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선수들이 고교에 진학할 때 체력과 야구 기본기를 잘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당장 피는 꽃보다 2~3년 뒤에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고 학교 측과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차 감독은 이번 대회 우승은 힘든 훈련을 묵묵히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모든 공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소년체전을 마친 직후 본격적으로 체력 훈련, 기술 훈련 등에 돌입했다. 점심시간을 할애애 번트 훈련까지 시킬 정도였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고 했다.
손이 부르트지 않은 선수가 없을 정도로 혹독한 훈련이었지만 코칭스태프의 관심과 격려로 어느새 다부진 야구인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박 교장은 "경상중 선수들은 학업 성적도 중상위권이다. 교칙 또한 철저히 지키는 등 모범적인 학생이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이승엽, 강기웅, 김용국 등 삼성 라이온즈를 대표하는 걸출한 스타들도 경상중을 졸업했다. 현재 경상중의 제2의 이승엽이 누구냐고 묻자 차 감독은 "경상중에는 모든 선수가 에이스다. 그만큼 팀워크가 좋다는 의미"라고 웃었다.
경상중의 다음 목표는 오는 5월 열리는 전국소년체전. 차 감독은 선수의 열정, 학교의 관심, 동창의 지원이라는 3박자에 힘입어 또 한 번 '일낸다'는 각오다. 그는 "선수들과 함께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하다 보면 결과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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