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나 파키스탄처럼 핵무기 개발 이후 시간 끌어 인정받으려는 의도"
8일 대구를 찾은 태영호(56)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 관련해 "김정은 정권의 비핵화 의지가 크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대구 동구보건소에서 열린 3·8 만세운동 기념 강연에서 "일각에서는 '북한이 우리나라를 향해 핵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핵을 놔둔 채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핵 평화론' 등을 주장하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김정은 정권은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핵무기를 가진 정상국가로서 국제사회에 편입되는 게 최종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인도나 파키스탄 등에서도 수많은 외교 마찰을 감수하고 핵무기를 개발했고, 비록 핵 확산 금지 조약(NPT)에는 가입하지 않았어도 불과 10년도 지나기 전에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았다"면서 "북한도 같은 방식으로 시간 끌기를 시도하고 있다. 외교는 명분 싸움인데, 제대로 된 비핵화를 받아내지 못하고 어떤 딜(합의)을 해주면 그게 결국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최근 북한 내부 상황에 관해 "장마당(시장)이 전국적으로 44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하는데, 사소한 자본주의적 요소지만 주민들의 저항의식이 점차 싹트고 있다는 근거"라며 "김정은 정권은 이에 대해 내부 통제를 더 강화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람의 가장 초보적인 자유 욕구를 억압한 정권은 결코 오래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제 강점기는 폭정의 시대였지만, 그때도 정치범이나 사상범에 대해 형식적이나마 재판을 치른 후 사형에 처했다. 하지만 북한은 어떤 재판절차도 없이 총살형을 내리는 곳"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에서도 3·1절을 기념하는데, 법치(法治)를 무시하고 인치(人治)를 하면서 스스로 일제를 비판할 수 있느냐는 부분도 반드시 생각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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