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안심뉴타운 부지 '유류·중금속 오염토양' 정화 차일피일… 비난 자초

입력 2019-03-07 06:30:00

대구도시공사, 토양오염 결과 받아들고도 석 달째 정화작업 '차일피일'

옛 안심연료단지 내 시설물 철거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유류 찌꺼기와 중금속에 오염된 흙은 석 달째 공기 중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매일신문DB
옛 안심연료단지 내 시설물 철거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유류 찌꺼기와 중금속에 오염된 흙은 석 달째 공기 중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매일신문DB

안심뉴타운이 조성될 옛 안심연료단지 토양에서 기준치를 넘는 대규모 토양오염이 확인(매일신문 1월 18일 자 1·3면)됐지만, 뉴타운사업 시행사인 대구도시공사가 이후 3개월 넘게 정화작업에 착수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연료단지 내 시설물 철거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유류 찌꺼기와 중금속에 오염된 흙은 석 달째 공기 중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6일 대구도시공사에 따르면 안심뉴타운 예정 부지의 토양오염 정화작업을 벌일 용역업체 선정은 입찰공고조차 게시되지 않은 채 미뤄지고 있다.

도시공사는 앞서 지난해 12월 처음 정화용역 입찰 공고를 냈지만, 공고문에 포함돼야 하는 조항을 넣지 않은 것을 확인해 사흘 만에 철회했다.

이후 지난 1월 새로 게시한 공고마저도 지역업체 가산점에 대한 업체들의 반발이 일자 다시 철회하는 등 갈팡질팡 행정을 거듭했다.

당시 도시공사는 "대구경북에는 토양정화업체가 한 곳뿐이어서 자칫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로 비칠 수 있다는 반발이 적잖았다. 조달청과 법조계 자문에 따라 취소 및 재공고를 결정했으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재공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두 달이 지나도록 재공고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입찰공고 이후 업체 선정에만 한 달이 넘게 걸리고, 정화작업을 위해 토양을 퍼내는 데도 5개월가량이 걸리는 상황인데도 아직 시작도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정화작업이 늦춰지면서 애꿎은 14만명의 안심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안심연료단지는 시설물 대부분이 이미 철거돼 맨바닥이 드러난 상태다. 바람에 날린 오염토가 주거지역까지 확산될 우려가 그만큼 커진 것이다.

안심2동 주민 A(58) 씨는 "과거 석탄 분진 등에 고통받은 경험이 있어 더 화가 난다. 동네 한복판에 오염된 흙이 방치돼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줄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대구도시공사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지역업체 가산점과 정화작업에 대한 세부 사항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가능한 이달 안에 반드시 공고를 내고 최대한 빠른 정화작업에 나서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구도시공사가 지난해 3~8월 안심뉴타운 예정지 내 390개 지점에서 1천188개의 시료를 채취해 벌인 토양정밀조사 결과 36만2천267㎡의 터 가운데 18.5%인 6만7천205㎡에서 기준치 이상의 유류 찌꺼기와 카드뮴, 납 등 중금속 성분이 검출됐다. 오염 토양의 부피만 5만2천331㎥에 달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