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1밀리미터 혈관의 희망/우상현 지음/포이 출판사 펴냄

입력 2019-03-06 15:29:33

1밀리미터 혈관의 희망
1밀리미터 혈관의 희망

손 수술과 미세 수술 전문의인 우상현 박사가 일상을 소재로 써온 글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사고로 손가락을 잃은 환자를 성공적으로 수술하고 난 뒤 느끼는 만족, 수술 받은 환자가 되찾은 행복 등 의료현장의 이야기를 비롯해 의사가 어째서 '선생'이라는 칭호로 불리는지, 그 칭호에 걸맞으려면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전문 영역이지만 일반인의 눈높이와 시각에서 이야기하고 있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남편이자 아버지, 사회인으로서 겪는 일들에 대한 글도 많다. 문화예술에 대한 제언,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한 생각, 병원이라는 직장에서 발생하는 일, 여름휴가,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죄송함 등 경계를 두지 않고 넘나든다.

지은이는 "1987년 인턴시절, 당시에는 드물었던 미세 현미경 수술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몸에서 분리되어 일시적으로 생명이 없던 조직이 지름 1mm도 되지 않는 가는 혈관을 연결하자 새롭게 생명을 갖는 것을 보며 전율을 느꼈다. 지금도 죽었던 조직이 1mm도 되지 않는 혈관을 통해 피가 통하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을 보았던 그때가 생생하다. 그 기억을 벗 삼아 평생 수부외과 및 미세 재건수술을 해왔다. 나는 현미경을 통해 희망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노벨상'을 키워드로 우리나라 의료현실도 냉정하게 지적한다. 1년에 우리나라 전체 의과대학에서 배출하는 졸업생은 3천명 정도다. 그 중 기초의학 분야를 전공으로 택하는 경우는 20명 안팎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은이는 "한국인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을 나도 바란다. 그러자면 몇 십년간 숙성이 필요하다. 어느 날 연구비를 왕창 투입한다고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기초의학은 민망할 지경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신의 선물일 뿐이다."고 말한다. 여러 분야에서 일본이 노벨상을 수상하고 있음을 부러워만 할 뿐 우리는 실제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215쪽, 1만5천원. 문의 070-7533-3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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