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 대낮 음주단속…올해만 130여건 적발

입력 2019-03-06 06:30:00

지난해 하루 평균 21건 음주 적발

음주운전을 뿌리뽑기 위해 경찰들이 낮시간 장소를 바꿔가며 게릴라식 음주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통원 기자
음주운전을 뿌리뽑기 위해 경찰들이 낮시간 장소를 바꿔가며 게릴라식 음주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통원 기자

"설마 낮에 단속하겠어?", "한 잔인데 괜찮겠지?"

대구경찰이 음주운전을 뿌리뽑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음주운전자들은 수시로 장소를 바꿔가며 단속을 벌이는 경찰을 피해가지 못했다.

경찰이 이처럼 불시단속과 기준을 강화한 것은 낮시간 음주운전자도 상당수여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데다, 실시간 음주 정보를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단속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오후 4시 수성구 고모동 대구동부순환도로 고모영업소 요금소 앞. 한 손에 음주측정기와 다른 손엔 붉은 경광봉을 든 경찰관들이 동전을 던지고 요금소를 통과하는 차량을 세워 음주측정을 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단속 때문에 차량 통행이 지체되자 창문을 내리고 투덜거리며 불만을 표시하고 경적을 울리며 채근을 하기도 했다.

대부분 운전자들은 협조적이었다. 이진화(46) 씨는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하겠냐. 억울한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 경찰이 힘들더라도 더 자주 단속해야 한다"고 했다.

단속이 시작된 지 20여분 만에 이 곳을 지나던 A(63) 씨가 걸렸다. 짙은 술 냄새를 풍기는 그는 말도 어눌한 정도로 취해있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58%. 그는 점심때 막걸리 2병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았다고 진술했다. 이날 낮 음주단속에서는 A씨를 포함해 2명이 적발됐다.

앞서 주말인 3일 오후 2~4시 대구 달서경찰서는 대구지방합동청사 앞에서 음주단속을 벌여 면허정지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75%인 B(56) 씨 등 5명을 적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근 미나리 단지에서 제철을 맞은 미나리와 고기를 먹으며, 낮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은 운전자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음주운전 7천682건을 적발했다. 하루 평균 21건꼴이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올해도 음주운전 사범은 여전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김학용 대구경찰청 교통안전계 경위는 "올 들어 1월 400건, 2월 394건이 적발됐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해가 떠 있는 동안에도 134건이나 적발됐다"며 "모두의 안전을 위해 한 잔쯤은 괜찮겠지, 낮에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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