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도 관람한 '칠곡 가시나들' 전국에서 주목

입력 2019-03-05 17:19:54

주인공들 살고 있는 칠곡군에 대한 관심도 커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좋은영화관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좋은영화관 '필름포럼'에서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관람한 뒤 함께 영화를 본 영화 관계자, 출연자 가족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영화 '칠곡 가시나들'은 경상북도 칠곡에 사는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고, 노년에 느끼는 삶의 소소한 기쁨을 관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 제공

최근 독립영화(다큐멘터리) '칠곡 가시나들'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칠곡군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영화와 칠곡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4일 서울 예술영화관 필름포럼에서 이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에 출연한 할머니들의 딸과 손주들, 영화감독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할머니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여성의 삶을 돌아보는 한편, 세대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요즘, 젊은 세대와 어르신 세대가 더 소통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김 여사의 칠곡 가시나들 관람 일정을 잡았다는 게 청와대의 얘기다.

김 여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고, 여자인 저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됐다"며 "영화 속 주인공인 할머니의 자손들이 함께하게 돼 가족임에도 알지 못했던 세대 간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칠곡 가시나들'은 인생 팔십 줄에 한글과 사랑에 빠진 칠곡군 약목면 복성2리 곽두조(88)·김두선(86)·박금분(89)·박월선(89)·강금연(85)·이원순(80)·안윤선(80) 할머니의 이야기다.

할머니들은 2015년부터 칠곡늘배움학교(문해학교)에 다니며 한글을 깨쳐 간다. 나아가 시(詩) 쓰는 재미에도 흠뻑 빠져 칠곡군의 다른 문해학교 할머니들과 함께 시집을 출간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고마 사는 기, 배우는 기 와 이리 재밌노"라며 새로운 세상을 만난 양 즐거워한다.

영화를 연출한 김재환 감독은 "할머니들은 교복 입은 여학생만 봐도 눈물이 난다고 한다. '가시나'라는 이유로 학교에 갈 수도 없는 험난한 시대를 살았던 분들이다. 이분들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게 해 주고 싶었다"며 제작 동기를 설명했다.

이런 할머니들의 모습을 담은 이 영화는 5일 현재 한국 독립·예술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3만 관객 고지를 넘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의 인기 만큼이나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칠곡군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칠곡군은 '인문학도시'로 전국적 명성이 높다. 인문학마을 만들기, 전국 대학생 인문학 활동, 칠곡 할매시집(2015년 '시가 뭐고', 2016년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 2018년 '내친구 이름은 배말남, 얼구리 애뻐요') 발간, 마을인문학예술단 등을 통해서다.

이 중 인문학마을은 2013년 9개 마을에서 출발해 현재 26개 마을에 이를 만큼 국내 최고 수준의 활동상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칠곡 인문학의 특징은 책과 이론으로서의 인문학이 아니라 우리네 일상에 녹아있는 '삶 속의 인문학'이라는 점이다. '칠곡 가시나들'이 탄생하게 된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