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시공사인 대우건설 상습 갑질과 비위 의혹 불거져

입력 2019-03-06 06:30:00

대우건설 지역 하도급 업체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갑질과 비위 논란에 휘말렸다. 특정 업체에 속칭 '돈 되는' 구간 등 일감을 몰아주고, 발주처로부터 허위 부당 공임을 받아내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대우건설은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성서~동대구IC(32.5km) 구간 공사를 맡고 있다. 2020년 완공이 목표다.

지역 건설전문업체 A사는 '알짜' 일감을 친분 있는 업체에 부당하게 몰아준 대우건설 임원의 갑질에 수억원의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사는 2015년 12월 대우건설로부터 대구외곽순환도로의 2공구(다사~지천역 3.7km 구간) 공사를 따낸 지역 전문건설업체다.

A사에 따르면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대우건설 B상무가 2공구의 사면보강 공사를 특정 업체에게 일방적으로 넘겼다. 녹생토(깍은 암벽에 보호식물을 심는 것) 공사도 그 업체에 맡겼다. A사 관계자는 "통상 알짜 공사로 통하는 사면보강이나 녹생토 공사의 경우 공정 효율화를 위해 도로 건설을 맡은 업체가 진행한다"며 "대우건설 B상무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수도권 업체에 돈이 되는 이런 공사를 몰아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사는 사면보강과 적생토 공사가 분리 발주된 탓에 공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수 차례 대우건설 측에 발송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사는 결국 공사를 중도에 포기하고 손을 뗐다. A사 관계자가 공개한 통화 녹취에서 대우건설 한 임원은 '우리(대우) 직원들의 갑질은 안 봐도 비디오', '협력업체에 너무 갑질하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얘기했다'는 등 갑질을 인정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A사는 대우건설의 비위 의혹도 제기했다. 대우건설이 순환도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허위로 일용직 근로자 공임을 청구, 그 돈으로 B상무의 개인 운전기사를 두었다는 것이다. A사 관계자는 "당시 상무보였던 B상무는 개인 운전기사가 없었지만 허위로 영수증을 만들어 일년 간 개인 기사 비용으로 썼다"며 "대우건설도 알고 있는데 이를 덮기에만 급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상무는 "갑질과 비위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대우건설 측은 "A사의 주장은 그룹 내에서도 알고 있지만 사실 관계가 파악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한국도로공사는 "사실 여부를 파악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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