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맏사위' 조운해 전 고려병원 이사장 별세

입력 2019-03-04 16:44:15 수정 2019-03-04 20:05:31

부인 이인희 한솔 고문 떠난지 한달만에…병원협회장 등 역임 ‘평생 의료인’
모교 경북대에 각별한 애정…‘효석 장학회’ 설립

'삼성가 맏사위'로 최근 별세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남편인 조운해 전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이 지난 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한솔그룹 측이 4일 밝혔다.

삼성그룹 창립자 이병철 선대 회장의 맏사위이자 경북대 총동창회장을 지낸 조운해 전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이 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1월 30일 별세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남편이다. 부인을 잃은 지 한 달여 만에 별세한 것이다. 와병 중인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매형이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고모부이기도 하다.

'영남 명문가'로 통하는 한양 조씨 집안으로 고인의 부친은 대구금융조합연합회장을 지낸 조범석 씨다.

고인은 경북대 의대 전신인 대구의과대학을 1950년 졸업하고 일본 도쿄(東京)대학원에서 소아과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병원 근무를 시작으로 의료계에 종사했다.

1948년 11월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소개로 이 고문과 결혼해 삼성가의 맏사위가 됐다. 박 전 의장은 고인의 경북중 1년 선배로 이건희 회장의 모친인 고 박두을 여사의 조카다.

조 전 이사장과 이 고문은 일본 유학을 함께 했으며, 당시엔 조 이사장의 가세(家勢)가 이 고문보다 나았다고 한다.

고인은 삼성가의 맏사위가 됐으나 한평생 의료계에서만 활동했다. 결혼 후 고려병원 원장과 이사장을 지냈고, 병원협회장과 아시아병원연맹 회장을 지내는 등 한국 의료계 발전에 헌신했다.

특히 그는 모교인 경북대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의과대 총동창회장과 1994~2006년까지 경북대 총동창회장을 맡아 개인 기금 10억원을 출연해 동창회관을 건립했다. 또 사비 13억원으로 '효석(曉石) 장학회'를 설립하는 등 후배들을 위한 크고 작은 사업에 사재를 아끼지 않았다.

김상동 경북대 총장은 "고인은 '자랑스러운 경대인상'을 제정하고 등반대회, 송년회 등을 매년 개최하는 등 경북대 동문들의 힘을 결집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슬하에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과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조옥형·조자형 씨 등 3남 2녀를 뒀다.

장례식장은 삼성서울병원이며 발인은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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