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제재 완화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결렬됐다.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북미 정상의 하노이 핵 담판이 결국 제재완화를 둘러싼 양측간 간극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오후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호텔에서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은 채 각각 숙소로 복귀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제재가 쟁점"
트럼프 대통령은 숙소인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가진 회견에서 회담 결렬 이유에 대해 "제재와 관련된 것이었다"며 "제재가 쟁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저희는 그러지 못했다"면서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를 우리에게 줘야지만 우리도 제재 완화를 해줄 수 있다"며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영변 핵시설보다 플러스알파를 원했던 것 아니냐. 나오지 않은 것 중에 우리가 발견한 게 있었다"라며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로 발견한 시설이 우라늄 농축과 같은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면서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랐던 것 같다"고 덧붙여 그간 '강선'으로 알려진 영변 이외 지역의 비공개 우라늄농축시설 존재를 미측이 거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에 동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면서 "미사일도 빠져 있고, 핵탄두 무기 체계가 빠져 있어서 우리가 합의를 못 했다. (핵)목록 작성과 신고, 이런 것들을 합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생산적인 시간을 같이 보냈다"면서 "김 위원장, 북한과 계속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회견에서 "북한과 논의를 통해 많은 진전을 이뤘으나 끝까지 가지 못했다"면서 "북한과의 핵 담판이 결렬됐지만, 앞으로 몇 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트럼프 국내 정치 상황 악재… 한미 엇박자 우려
여기에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안긴 것으로 평가되는 옛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의 국회 청문회 이슈가 회담 직전에 터지면서 국내 정치적 위기에 내몰린 것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적당한 수준에서 합의를 이루는 것을 망설이게 했을 요소로 보인다.
자칫 손쉬운 합의에 그쳤다면 국내 정치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알맹이 없는' 합의를 해주고 북한에 끌려다닌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담 오전부터 이미 난기류가 감지됐다는 전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달 자유한국당 방미단에 속해 미국을 다녀온 강효상 국회의원(비례·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 외교소식통과의 통화 내용을 전하며 "낮 12시쯤 코언 변호사의 증언 사태가 이번 하노이 회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국내(미국)에서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린 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와 달리 의회 권력이 민주당으로 넘어가 재량이 대폭 줄어든 구조적인 역학 관계에다 조야의 불신까지 팽배한 상황에서 트럼프는 원칙대로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북한에 무리한 양보는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협상 결렬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북한 쪽에서도 트럼프의 약속과 집행력이 얼만큼 유효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 기류가 감지됐다고 한다. 북한도 상당히 냉소적이고 경직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수들을 비롯해 양측이 사전 실무협상에서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정상회담 테이블로 공을 넘긴 것부터 상당한 위험성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강 의원은 "한미가 조금 더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 이번 회담과 결렬을 통해 한미공조 문제점이 많이 노출됐다"며 "북한이 비핵화 양보없이 남북경협과 제재 완화를 원하고 있는데 한국은 비핵화 약속도 없이 경협 재개 여건부터 준비해왔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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