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한국당 '최대주주'…고개 드는 TK 자성론

입력 2019-02-28 17:56:20 수정 2019-02-28 19:28:53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총리가 선출된 최고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총리가 선출된 최고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대구경북(TK)이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TK 정치권은 판세 분석에 실패해 과거 방식으로 경선을 치른 데다 TK 한국당 당원조차 당의 '최대주주'라면서도 그만한 지분을 과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28일 지역 정치권은 "선거에서 승리한 측에 축하를, 낙선한 측에는 위로를 전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기에 마음이 무겁다"며 "TK로서는 크게 자존심 상하는 결과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27일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경북 '대표 선수' 김광림 국회의원(안동)이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다툴 것이라는 애초 전망과 달리 4위로 '턱걸이' 당선한 데다 대구를 대표해서 출전한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은 낙선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둔 탓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 TK 의원들은 TK 당원과 시도민 앞에서 '보수의 본류'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혀 죄송하다고 용서를 구해야 할 상황이다. TK 정치권은 이번 결과를 부끄러워하는 데 그치기보다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복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2016년 더불어민주당에서 넘어온 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득표를 한 점은 뼈아프게 생각하고 되짚어야 한다"고 했다.

한 정치평론가도 "2017년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약 17만 명이었고 이번에는 37만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을 정도로 선거 환경이 달라졌는데도 TK 정치권은 안일하게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역구도 선거를 치르려다 보니 패착을 둔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과 달리 두 TK 주자 모두 여론조사에서 10%도 얻지 못할 정도로 이미 전국적으로 'TK 패권'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TK 민심조차 '웰빙'이라는 TK 정치권에 종언을 고했는데도 그러한 흐름을 읽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TK 민심이 '지역의 일꾼'을 길러내기 위해 결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TK 정치권이 이번 경선 과정에서 "TK 주자에게 힘을 실어주자"고 했지만 일부 당협위원장은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등의 잡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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