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항의 방문 놓고 한국당-여권 공방 심화

입력 2019-02-26 16:58:31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한 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한 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한국당 의원단은 문무일 검찰총장과 면담을 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대검찰청 항의 방문을 강행하자, 더불어민주당·청와대가 협공에 나서면서 정치권 공방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26일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당초 한국당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에서 문무일 검찰총장을 만나고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이날 나경원 원내지도부는 문 검찰총장과는 만나지 못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들에게 대검찰청 내 검찰총장실로 와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여기에 이날 오후 예정된 의원총회도 대검찰청에서 열기로 예고했다. 야당으로서 '실력 행사'를 제대로 한번 해 보자고 벼른 셈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검찰을 향한 무리한 압박이라는 여론을 의식해, 의원총회는 대검찰청이 아닌 당초 예고한 국회에서 진행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대검찰청에서 "이번 (환경부 블랙리스트 등 한국당이 수사 의뢰한) 사건에 대해 검찰청장이 그동안 동부와 남부지검으로 쪼개기 수사하는 것은 물론, 저희가 고소·고발한 지 58일 만에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소환했다"며 늦장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전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비공개 간담회에서 '김태우 특감반 관련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주임검사가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발언한 내용을 언급하며 "그동안 민정수석이 검찰수사를 통제해 왔는지, 검찰이 어떤 지휘감독이나 통제를 받았는지 (검찰총장이)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즉각 브리핑을 열고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가짜뉴스에 기반한 주장"이라고 발끈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조국 수석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주임검사가 통제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고 언급했다"며 "제가 확인을 해보니 사실무근이고 조 수석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한다"고 일축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이 검찰총장실을 점거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는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 행위"라며 "정쟁만 키울 목적으로 국회를 작동 불능 상태로 몰아가는 한국당에 더 이상 휘둘릴 수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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