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의 '남 탓'은 그칠 줄 모른다. 소득 감소와 고용 사정 악화에 '이명박·박근혜 정부 탓' '언론 탓'을 하더니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을 전 정부 교육 탓으로 돌린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22일 보도된 문화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20대 지지율 하락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동안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다면 보다 건강한 판단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과연 당시에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설 의원은 21일에도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같은 말을 했다. 기본적으로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설 의원은 "나는 유신체제 이전에 학교 교육을 거의 마쳐 민주주의 교육을 잘 받은 세대였다고 본다"며 "지금 20대를 보면 그런 교육이 제대로 됐나 하는 의문이 있다"고 했다.
남 탓도 이 정도면 구제 불능이다.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문 정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바로 잘되면 '내 탓', 못되면 '네 탓'이다. 20대 지지율이 높아도 이런 식으로 해석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문 정부가 잘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했을 것이다.
설 의원의 발언은 무엇보다 20대에 대한 모욕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그의 말 대로라면 20대는 학교 교육의 '포로'가 돼 성인이 돼도 사고력도 비판 능력도 없다는 것밖에 안 된다. 그렇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촛불집회' 때 20, 30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결국 설 의원의 말은 문 대통령을 지지하면 '깨인 국민', 그렇지 않으면 '무지한 대중'이라는 소리다. 우리는 무조건 옳다는 오만이자 독선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율 급락의 이유는 대부분 고용 불안, 소득 감소 등 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있다. 전 정부 학교 교육을 탓한다고 이런 사실이 달라지거나 지지율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전 정부 학교 교육 탓을 할 시간에 바른 경제정책을 치열하게 고민했다면 20대 지지율이 이렇게 급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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