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초창기 시니어 일자리는 공원 휴지줍기와 같이 단순 노동이 많아 노인 복지 정도로 인식되었지만 최근 들어 건강한 노인에 걸맞은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속에서 돈벌이보다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려는 노인의 참여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2019년도 올해 새로 생겨난 노인 일자리에 대해 알아보고, 노동을 즐거움을 몸소 자랑하는 어르신들을 만나보자.
◆몰래카메라 탐지부터 워킹스쿨버스(안심등하교 지원)까지 다양한 시니어 일자리
권영희(72), 박영숙(72) 씨는 4년 차 시니어 일자리 장학생이다. 공원 관리부터 안전 지킴이 업무까지 여러 시니어 일자리를 두루 경험했다. 평소 성실하고 일 처리가 꼼꼼한 두 어르신을 눈여겨본 시니어 클럽 담당자는 올해 신설된 '몰래카메라 탐지' 일자리를 추천했다. '몰래카메라 탐지' 일자리는 공공장소나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건물 화장실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지 탐지하는 일이다. 2인 1조로 전파탐지기, 적외선 카메라와 같은 장비를 챙겨 화장실에 몰래카메라가 있는지 확인한다. 박 씨는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나쁜 촬영을 하는 범죄 뉴스를 자주 보는데 우리도 필요한 일을 하는 것 같아 책임감을 가지고 일한다."고 했다. 처음 노인들이 장비를 차고 나타났을 때는 협조공문을 보내고 방문해도 경계하는 사람이 있었다. 점차 몰래카메라 이슈가 심각해지자 필수 탐지구역 외에도 확인해 달라고 요청을 받기도 한다. 권 씨는 "노인이 이런 일을 한다니까 처음엔 따로 돈을 내야 하는지 묻는 사람도 있었어요. 이제는 우리를 믿고 맡기는 것 같아 더 보람되고 일하는 데 힘이 나요."라고 했다.
수성 알파 시티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등하교 걱정을 덜어도 좋을 것 같다. 현재 수성알파시티에 사는 초등학생 일부는 다리 건너에 있는 학교에 다닌다. 올해 수성시니어클럽이 신설한 '워킹스쿨버스'는 통학버스가 학생을 태우고 집과 학교를 오가듯 노인들이 아파트 단지에서 학생들을 안전하게 학교까지 인솔하는 시니어 일자리이다. 현재 수성시니어클럽은 수성알파시티 내 아파트 세 단지와 협약을 맺고 3월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향후 신청을 늘려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올해 대구에서 신설되는 시니어 일자리는 중구 시니어 클럽의 '시니어 컨설턴트(노인이 노인의 구인, 구직 상담)', 서구의 '시니어 서비스맨(드라이브스루 매장 통행안전지도)' 등이 있다.
◆일하는 즐거움이 먼저
대구 북구 침산초등학교 앞 도로는 출퇴근길 상습 정체 구간이라 자동차가 횡단보도에 걸쳐 서는 일이 빈번하다. 등교하는 학생들은 자동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니는데 이때 북구시니어클럽 어르신들이 역할을 발휘한다. '초등학교 교통안전 지킴이' 일자리에 소속된 어르신 180명은 횡단보도 양 사방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등교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박춘근(73) 씨는 침산초교 학부모들에게 '등굣길 선생님'으로 통한다. 정식 근무시간은 하루 2시간씩 한 달 15일이지만 박 씨는 아이들이 등교하는 날이라면 빠지지 않고 자리를 지킨다. 처음에는 용돈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했지만 아이들을 지킨다는 보람에 일이 없는 날에도 출근했다. 처음에는 학교 측에서도 박 씨가 무리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했지만 지금은 하루라도 빠지는 날엔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연락을 한다. 2014년부터 교통안전 지킴이를 맡아온 박 씨는 17년도에는 북구청, 지난해에는 북부경찰서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박씨는 "이 나이에 일을 하는 건 진짜 보람을 찾기 위한 목적입니다. 아침에 출근할 수 있는 일터가 있어 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제가 누군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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