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부지로 구미가 아닌 경기 용인을 선택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용인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정부에 부지를 용인으로 정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정부 확정 절차가 남았지만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가 용인으로 결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이후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위해 백방으로 뛴 구미를 비롯한 대구경북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허탈과 실망, 분노 그리고 대구경북 현재와 미래에 대한 걱정이 해일처럼 몰려온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통해 쇠락하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의 미래를 개척하려던 노력이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유치에 나섰던 다른 지역이 용인과 비교할 순 없지만 실리를 챙길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구미는 소규모 투자 확보에 그칠 우려가 제기돼 더 안타깝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와 경기 이천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이들 지역에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한다. 청주와 이천에 약 10년에 걸쳐 35조원, 20조원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에 이어 대구경북이 유치에 공을 들이는 원전해체연구소마저 부산울산으로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대구공항 통합이전마저 먹구름이 드리우는 등 악재가 속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지역 인사, 예산 홀대도 심해지고 있다. 정부는 말로만 지역균형발전을 외칠 뿐 실제 행태는 동떨어져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용인으로 최종 확정되면 이는 문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첫 사례다. 이를 기화로 수도권 비대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고 균형발전은 통째 흔들릴 것이다. 부산, 울산, 경남, 호남 등 정권 지지 지역은 손발이 닳도록 챙기면서 대구경북은 나 몰라라 외면하고 있다. 엄혹한 이 상황을 대구경북이 어떻게 헤쳐나갈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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