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기관 634곳을 포함한 공공기관 1천205곳의 최근 5년간의 채용 실태 전수조사에서 모두 182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응시 자격이 없는데도 직원 친인척을 이유로 채용하거나 채점 부정, 합격자 추천 순위 조작, 평가 기준 임의 변경 등 갖가지 불법행위가 드러났다. 그 어느 곳보다 공정하게 진행해야 할 공공기관 채용 과정이 예상대로 비리와 부정으로 얼룩졌음이 재확인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임직원 친인척 채용 등 물의를 빚은 서울교통공사 사태를 계기로 전체 1천453곳의 공공기관 중 일정 기준에 드는 1천20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첫 정부 전수조사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 비리 특별점검을 실시한 이후 직원을 신규 채용했거나 2014년부터 최근 5년간 정규직 전환을 실시한 공공기관을 중점 점검했다.
대구경북의 경우 모두 9개 기관에서 채용 비리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경북대병원과 경북대치과병원, 대구문화재단 등 3개 기관은 정식 수사 의뢰 대상(전체 36곳)에 올라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대구를 대표하는 주요 공공기관임에도 이들 기관이 부정 청탁과 상급자의 부당 지시, 친인척 특혜 등 비리에 발을 담근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 부정한 채용에는 결국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고, 또 사회 정의가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는 점에서 비리 연루자에 대해서는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일자리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 경쟁은 국민의 최대 관심사다. 그럼에도 공공기관들이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는 것은 공분을 키우는 일이다. 정부가 뒤늦게 채용 비리 대책을 세우고 전수조사 정례화, 비리 연루자 징계 강화, 임직원 친인척 명단 공개 등을 약속했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더는 이런 잘못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하고 사소한 업무 착오도 없게끔 통제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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