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등 지병이 있어 강릉 아산병원을 자주 찾는 울진군 주민 A(72) 씨는 요즘 스트레스가 심하다. 두 지역을 오가던 시외버스가 지난해 11월부터 운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서울의 자식들을 보기 위해 강릉에서 KTX도 타곤 했는데 노선이 없어진 탓에 삼척으로 가 강릉행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면서 "새벽에 버스를 타면 아침나절에 일을 보고 오후에 돌아올 수 있었는데 이제는 하루를 꼬박 버려야 한다"고 했다.
경북지역 곳곳이 시외버스 때문에 속앓이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 상승·운전기사 미충원 등을 이유로 시외버스 업체들이 일부 적자 노선을 없애거나 운행 횟수를 줄였기 때문이다.
시외버스 노선과 운행시간에 생활 리듬을 맞춰놓고 타 지역을 찾아 볼 일을 보거나 출·퇴근을 하던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이동수단을 잃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울진이 대표적으로 고통을 겪는 지역이다. 2017년 강릉~삼척 간 고속도로가 개통돼 강릉과 '1시간대 생활권'이 된 주민들은 병원 진료와 생필품 구매 등을 위해 대도시인 강릉 이동을 선호한다.
하지만 두 지역을 잇는 시외버스를 하루 6회 운영하던 업체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경영 개선'을 이유로 적자 폭이 큰 해당 노선 운행을 중단해 문제가 불거졌다.
경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포항과 경주(외동읍 경유), 울산을 거쳐 부산까지 하루 6회 운영되던 시외버스 노선이 지난해 12월 사라져 경주시내에서 외동읍으로 출퇴근하던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노선은 유지되지만, 운행 횟수가 줄어 민원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루 95회이던 대구 구미 간 시외버스가 지난해 11월 말부터 55회로 감축되면서 두 도시를 오가는 직장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기존 5분 간격으로 출발하던 출퇴근 시간 시외버스 운행 간격이 15분으로 늘어 '10분도 소중한' 직장인들이 아침마다 애를 태우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도내 시외버스 노선 40여 곳을 대상으로 휴업·감회 등으로 조정한 뒤 3개월간 5곳에서 민원이 제기돼 재조정한 바 있다"면서 "울진과 경주 사례는 강원도와 경남도에서 노선 철수를 결정해 난감한 상황이다. 도내 시외버스 업체와 협의해 이르면 3월부터 노선을 다시 살릴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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