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남엔 돈 보따리 풀면서 경북 현안엔 등 돌린 민주당

입력 2019-02-20 06:30:00

더불어민주당이 경남 창원 경남도청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각종 보따리를 풀었다. 서부경남KTX 조기 착공과 스마트산업단지 조성 등 경남 숙원 사업에 대한 예산·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경남의 올해 5조4천90억원 국비 확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통상 9월 정기국회 직전 열던 예산정책협의회를 2월로 앞당기고, 첫 회의를 경남에서 연 것은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 경기 침체 여파로 부산·경남의 민심 이반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부산·경남 지지율은 나란히 29%로 문재인 대통령 집권 후 첫 동률을 기록했다.

경남 민심 잡기에 공을 들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경북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작년 8월 대표 취임 후 구미에서 첫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대구경북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체적 행동과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경북 동해안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데도, 또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구미에 유치하려고 대구경북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데도 민주당이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죽하면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민주당이 TK를 배제하고 PK에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을 채택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대구경북은 작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지지와 애정을 보냈다.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을 처음으로 배출했고 광역·기초의회에 민주당이 대거 입성했다. 민주당을 선택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지역 현안 해결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지금껏 민주당이 보여준 모습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경남에 보여준 관심과 노력의 10분의 1이라도 대구경북에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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