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사이에 가요 시상식이 너무 많이 늘었다. 대부분 권위를 가지고 상을 준다기 보다는 아이돌 팬들의 유료투표와 무대 입장권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내기 위해 뚝딱뚝딱 만들어낸,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시상식들이 대부분이다.
이 중 '한국대중음악상'은 앞서 말한 시상식과는 달리 철저히 평단이 중심이 돼 후보와 수상자를 선정한다. 그렇다보니 이 시상식은 아이돌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상처럼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워낙에 아이돌 음악의 '음악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고, 실제 아이돌 음악도 어느정도 음악성을 갖추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이돌이 한국대중음악상을 못 받고 있었느냐면 그건 또 아니다. 종합부문인 '올해의 노래', '올해의 앨범', '올해의 음악인' 부분만 보면 지난해 방탄소년단은 '올해의 음악인'을 수상했고, 2016년 빅뱅의 'BAEBAE', 2010년 소녀시대의 'Gee'는 '올해의 노래'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우수 댄스 일렉트로닉' 부문과 '최우수 팝' 부문은 꽤 자주 아이돌 음악에게 수상의 영광을 주기도 한다. 이는 어느정도 음악성만 있다면 이 상이 범접하지 못할 난공불락의 요새는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올해의 경우 방탄소년단은 종합 부문 3부문과 최우수 팝 노래, 최우수 팝 음반 부문에 후보로 올라가있다. 올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방탄소년단의 수상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지 방탄소년단이 지난해에 했던 엄청난 활약을 평단이 얼마나 치하해줄 것인가를 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대중음악평론가 나원영 씨는 지난해 6월 5일 '2018 한국대중음악상 비판' 2. 어떤 시상식의 수상목록/어떤 시상식의 동시대성'이란 글에서 '한국대중음악상의 수상자가 록 음악에 너무 경도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 글에서 "방탄소년단은 지속적으로 음반 단위 아이돌 팝의 서사성과 완성도를 추구해왔고, 이를 탄탄히 실현해왔다. 하지만 이 모든 성과들은 빌보드 뮤직 어워드 등으로 전 세계적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전까지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썼다.
이쯤되면 방탄소년단은 한국 아이돌 음악이 추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목표임과 동시에 아이돌 음악이 소위 말하는 '음악성' 측면에서 어떤 정도의 대접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특히 요즘 평단 내부적으로 2010년대 음악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는 비판, 또 한국대중음악상이 록 음악에 치우쳐져 있다는 지적이 지난해부터 나오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방탄소년단의 종합부문 수상 여부는 평단이 아이돌 음악을 얼만큼 인정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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