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태어나서 성인이 되기까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약 12년간의 학령기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고등학교를 중학교의 연장 선상에서 이해하느냐, 아니면 대학에 진학하는 준비 단계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교육적 처방이 달라질 수 있다. 즉, 보통교육, 평등교육으로서의 완성이라는 관점과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교로서의 관점으로 대립된다.
중학교 시기는 보통 직업진로를 강조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각종 직업진로 체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학생 본인의 꿈이 어느 방향인지를 파악하고, 조금 빠른 학생이라면 '나는 이런 직업이 좋다' '이런 직업이면 잘할 수 있겠다' 정도를 파악할 뿐 구체적으로 당장 직업을 결정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
그에 비해 고등학교는 학업진로 시기에 해당한다. 학생 본인의 꿈이 어떤 방향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공부를 해야 그 꿈을 이룰 수 있는지 결정하고 실행해야 하는 시기이다. 가장 좋은 접근법은 중학교 3학년 시기에 내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어떤 진로진학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를 정해서 올라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자유학기제를 중학교 3학년 2학기에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고등학교 1학년 단계에서는 주로 공통과목을 많이 처방한다. 하지만 2학년이 되면 본인의 꿈과 진로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예전에 기성세대가 밟아온 문과, 이과 방식의 2분법적 구분이 아니라 인문사회계열에서는 인문과정, 사회과정, 경상과정, 국제과정으로 세분화하여 과목을 선택한다. 과학기술계열에서도 정보(IT)과정, 공학과정, 보건의료과정, 기초과학(이학)과정 등으로 구분된다. 예술계열은 미술/디자인과정, 음악과정, 문화콘텐츠과정, 연극영화과정으로 구분되며, 체육계열은 스포츠산업과정, 체조와 육상, 구기운동 등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같은 과학기술계열이지만 공대를 지망하는 학생과 의대를 지망하는 학생이 선택하는 과목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 학생은 일반선택과목 외에도 진로선택과목과 전문과목을 택할 수 있는데 2019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진로선택과목은 대학에 등급을 제공하지 않도록 되어 있어서 내신 등급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이수할 수 있는 기반이 제공된다. 따라서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가,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를 미리 결정해두면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공부가 어떤 것인지 결정하지 못한 채 고등학교 2학년으로 진급한 학생은 내가 왜 이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고 교실에 앉아 있는 격이 되기 때문에 심각한 학습 결손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내 학업진로를 결정하는 것보다는 중학교 3학년까지 직업진로 단계를 거치면서 직업 체험, 전문가 특강 등을 통해 앞으로 학생 본인이 어떤 전공을 택할 것인지 대강이나마 결정하고, 고등학교에서는 그 전공에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서 배우는 선순환 구조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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