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구매 연령대 30대 줄고 중장년층 늘어.. 취업난·베이비부머 은퇴 맞물린 영향

입력 2019-02-15 18:53:23 수정 2019-02-15 19:06:30

15일 대구 수성구의 한 수입차 매장에서 손님들이 차를 둘러보고 있다. 박상구 기자 sang9@imaeil.com
15일 대구 수성구의 한 수입차 매장에서 손님들이 차를 둘러보고 있다. 박상구 기자 sang9@imaeil.com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사는 박모(67) 씨는 지난해 말 승용차를 바꿨다. 평생 국산차만 애용했지만 타던 차는 딸에게 주고, 7천만원을 들여 눈여겨 봐뒀던 독일산 세단을 구입했다. 박 씨는 "자식들을 다 결혼시키고 나니 목돈 나갈 일이 없어 금전적 여유가 생긴 편"이라며 "부모 역할은 다 했으니 이제는 스스로를 위해 돈을 써보려 한다"고 말했다.

수입차 주요 고객층 연령대가 30대 이하에서 중·장년층으로 옮겨가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후 소비 여력이 생긴 점, 청년층 취업난이 심화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개인이 구매한 수입차(승용)는 총 16만6천271대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5만7천542대(34.6%)를 구매해 가장 비중이 높았다. 40대가 5만1천153대(30.7%)로 2위를 차지했고 50대(18.6%), 60대(7.7%), 20대(6.4%)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30대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5년 38.0%였던 30대의 수입차 구매 비중은 2016년 38.2%로 증가했다가 2017년 35.9%로 꺾였고 지난해 34.6%까지 줄었다.

10년 전부터 수입차 시장의 급성장을 이끌었던 20대 구매 비중도 2015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다. 20대의 수입차 구매는 2015년 1만1천847대로 전체의 8.0%를 차지했지만 지난해는 1만671대로 3년 전보다 10% 감소하면서 비중이 6.4%로 줄었다.

반면 40대 이상 중·장년층 구매 비중은 갈수록 높아졌다. 특히 60대 수입차 구매는 2016년 9천455대에서 지난해 1만2천861대로 2년 사이 36.0% 늘어나는 등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6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6.5%에서 지난해 7.7%까지 늘었다.

40대 구매 비중은 2016년 29.4%에서 지난해 30.7%로 늘었고, 50대도 2016년 16.5%에서 지난해 18.6%로 늘며 30대와의 격차를 줄였다.

대구 한 수입차 딜러는 "원래 대구에서는 중·장년층 구매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최근 30대 자영업자들의 경제력이 예전보다 못해지면서 전체 수입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젊은 층에 인기가 많았던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판매가 중지된 영향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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