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띠 유망 예술가] 뮤지컬 감독 이응규 씨

입력 2019-02-20 13:32:13

"따뜻한 가족뮤지컬 만들어 희망 메시지 전하고 싶어요"

뮤지컬 감독 이응규 씨
뮤지컬 감독 이응규 씨

"본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래 부르고 춤추고 하는 흥이 많찮아요. 어찌보면 음악과 노래와 무용이 어우러진 종합 무대예술인 뮤지컬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에 딱인 것 같아요. 젊은 나이지만 가족뮤지컬을 많이 만들어 따뜻하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올해 36세의 돼지띠인 뮤지컬 감독 이응규 씨는 창작뮤지컬을 추구하는 대구의 젊은 감독이다. 항상 배움을 가까이 하면서 대구를 뮤지컬 본고장인 뉴욕 브로드웨이나 런던 웨스트엔드처럼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품고 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뮤지컬 감독이 되는 선명한 방향을 잡았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구예술대에 진학해 작곡을 전공했다. 창작의욕이 넘치는 그는 대학생 때 벌써 뮤지컬 제작, 뮤지컬 음악 작곡 등 두각을 드러냈다.

"대학시절 영화 '너는 내 운명'를 소재로 처음 뮤지컬을 만들었어요. 작곡, 기획, 연출은 저가 맡고 학생 40여 명이 참여했지요. 수업을 마치고 대강당에서 3개월간 연습 끝에 작품이 완성됐어요. 제1회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 대학생 뮤지컬 인기상을 거머쥐는 기쁨도 안았어요."

20대 중반에 뮤지컬 창작 및 제작 활동한 그는 항상 배움에 대한 갈망이 가득했다. 그래서 그는 2010년 뮤지컬의 본고장인 뉴욕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뉴욕대학교에 일부 장학금 수혜자로 4년동안 뮤지컬을 공부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작품인 음악 'Best We Can'은 뉴욕뮤지컬 페스티벌에 선정되기도 했다.

"뉴욕 브로드웨이는 뮤지컬 작품을 하나 만드는 데 보통 5~10년 걸려요. 정말로 장인정신이 빛나더군요. 뮤지컬의 기초 설계인 대본과 작곡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요. 반면 우리나라 뮤지컬은 투자자의 요구에 따라 너무 급조하게 제작되는 게 많아요. 그러니까 롱런하는 작품이 나오기란 어렵죠."

그는 뉴욕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2014년 뮤지컬 제작사 'EG 뮤지컬 컴퍼니'를 공동 설립했다. 대구와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활발한 뮤지컬 제작을 하고 있다. 그동안 'You&It' 'My Son' '기적소리' '77인의 영웅' '기억을 걷다' '들불' 등 다수 작품을 제작했다. 처음에는 독해(무대 없이 상황 연기) 형태로 제작해 선보이고 발전 가능성이 높으면 정상 작품을 만든다. 그의 작품 특징은 아무리 슬픈 이야기라도 결말은 희망적이다.

작품들 중에 관객의 사랑을 받은 작품도 여럿 있다. 'My Son'은 작년 대구, 포항에서 두 달간 장기공연을 하며 객석 점유율 90% 이상 차지, 인기를 끌었다. 'My Son'은 올해 대구, 여수에서 재공연할 예정이다. '77인의 영웅'은 서울에서 두 번째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뉴욕대 졸업작품 'Love As A Second Language'도 대구시립극단과 함께 5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또 올해 새로운 작품 '김수환 추기경'도 5월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You&It'은 올해 대만 등 아시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뮤지컬 곡을 쓸 때가 가장 어려워요. 머리에 걱정거리가 가득하면 곡이 안 나와요. 그래서 곡을 쓸 때는 항상 여행을 떠나요. '기적소리' 작곡을 위해 경주의 한 산에서 1주일 머물며 곡을 쓰기도 했죠."

뮤지컬은 곡 스케치가 중요하다. 보통 한 작품에 곡이 20여곡 들어간다. 그는 작품 활동의 재충전을 위해 해외로 자주 떠난다. 휴양지에 가서 책 읽고 음악 듣기도 한다. 또 런던 등지를 찾아 뮤지컬의 새로운 트렌드를 살핀다. 수성못 근처에 사는 그는 거의 매일 앞산에 올라 머리를 비우고 맑은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30대에 도전할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실천하고 있어요. 올해는 예술적 소양을 넓히기 위해 성균관대 박사과정에 입학했죠. 그리고 공연 후에는 반드시 해외 여행을 하고 있답니다. 대형 가족뮤지컬 제작도 도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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