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특수교육과 김하은, 설진희 씨…졸업식서 총장 모범상 수상
선천성 시각장애와 지체장애를 가진 대학생이 서로의 눈과 발이 되어 함께 공부하면서 공립교사 임용시험에 나란히 합격해 감동을 주고 있다.
대구대학교(총장 김상호) 특수교육과 4학년 김하은(22), 설진희(26) 씨는 최근 발표된 '2019학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각각 서울과 울산지역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두 예비교사는 22일 졸업식에서 총장 모범상을 받는 겹경사를 맞았다.
김 씨는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선천성 시각장애 1급이고, 설 씨는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힘든 지체장애 1급 학생이다.
네 살 터울인 두 사람의 인연은 1학년 때 기숙사 옆방에 살면서 시작됐고, 2학년 2학기 때부터는 아예 같은 방을 쓰면서 친자매처럼 지내게 됐다. 이들은 2년 넘게 기숙사 룸메이트로 서로의 눈과 발이 돼 주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하은 씨가 임용시험 동영상 강의를 들을 때 그림이나 도표는 진희 씨가 직접 설명해 주곤 했다.
휠체어를 탄 진희 씨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물건을 하은 씨가 대신 꺼내주고, 기숙사에서 함께 음식을 해 먹는 등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키웠다.
학과 내에서도 이들의 끈끈한 우정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사범대학 특성상 함께 과제를 수행할 때가 유난히 많았고, 시험공부를 할 때에도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주는 등 학업 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줬다.
두 사람은 장애·비장애학생이 친목을 쌓는 학내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장애인 여행 활성화를 위한 사회공헌활동(기아자동차 대학생 모빌리티 프로젝트 '초록여행 하모니 원정대')에 같이 참가하는 등 교외 활동도 함께 했다. 이들의 아름다운 동행은 한 방송사의 다큐 프로그램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두 장애학생의 우정은 마침내 '교사 되기'로 행복한 결실을 맺었다. 이들은 교사 임용시험 합격의 비결을 "서로 함께 한 시간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은 씨는 "1차 필기 합격 후 2차 면접 준비를 위해 진희 언니와 자취방을 구해 함께 공부하면서 마지막까지 서로를 응원한 것이 최종 관문을 통과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진희 씨도 "둘이 동시에 합격해서 기쁨이 두 배"라면서 "취업에 막막해하는 장애학생들의 진로와 직업을 함께 고민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우리 둘이 서울과 울산 서로 떨어진 곳에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겠지만, 마음 속 발걸음은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며 변치 않는 우정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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